‘내 생애 봄날’ 감우성, 이토록 유연한 배우의 감수성

입력 2014-09-12 10:11   수정 2014-09-12 16:12


감우성의 진가가 드러났다.

잔잔하지만 묵직하고 절제돼 있지만 절절하다. 툭 던진 한 마디에도 깊이가 느껴진다. 배우의 감우성의 이야기이다. 푸르른 바다와 너른 풍경을 배경으로, 따뜻하고 서정적인 온기를 품고 있는 ‘내 생애 봄날’에서 감우성은 중심을 잘 잡아주며 드라마의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내 생애 봄날’에서는 강동하(감우성 분)가 느닷없이 나타난 이봄이(수영 분)에게서 죽은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혈혈단신의 모습으로 우도에 온 이봄이를 집에서 재워주기로 한 강동하는 죽은 아내의 옷을 입은 채 돌아다니는,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이봄이의 모습에서 그리움이자 죄책감으로 남아있는 아내의 잔상을 여러 번 발견했다.

이봄이는 강동하의 아내가 그랬듯 낮고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고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을 이야기하며 목동과 스테파네트에 대해 언급했다. 이봄이가 심장을 이식해준 이름 모를 이에 대해, 강동하가 죽은 아내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는 가운데 공통된 인물을 향한 이들의 진심 송게 알게 모르게 미묘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이 가운데 감우성의 절제돼 있지만 절절하게 와 닿는 감수성을 극대화 시켰다. 아내를 잃은 뒤로 매우 단출한 행색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 누구에게도 진심을 꺼내놓지 않았던 한 남자의 숨겨진 아픔과 상처는 물론이고 이봄이를 통해서 낯설면서도 익숙한 감정을 서서히 느껴가는 그 과정들이 감우성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매우 생생하게 구현된 것이다.

더욱이 매사에 열정적이고 쾌활한 이봄이가 극 속에서 정신없이 활보하는 동안, 감우성의 강동하 캐릭터는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며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하고 있다. 기존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던 선 굵고 남성적인 감우성의 면모들이 ‘내 생애 봄날’에서는 좀 더 친근하고 가볍게 그려지며 상대적으로 상쇄되고 있지만 감우성이라는 배우가 쌓아올린 묵직한 내공은 그대로 존재하는 듯 보인다.

감우성은 앞서 ‘연애시대’(2006)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절제돼 있으면서도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감우성표 멜로 연기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된 바 있다. 다른 모습으로 또 다른 매력으로 돌아온 감우성만의 감수성이 ‘내 생애 봄날’에서 또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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