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봄날’은 어떻게 손쉽게 1위에 등극했나

입력 2014-09-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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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봄날’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과거 인기 드라마였던 ‘여름향기’(2003)와의 소재의 유사성, 20세 나이 차이를 뛰어 넘은 감우성-수영 캐스팅으로 인해 방영 전부터 많은 이들의 걱정과 우려를 샀던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이 시청자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었다. 따뜻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영상미, 청정 캐릭터들로 제대로 인기몰이를 한 것이다.

‘내 생애 봄날’은 첫 방송에서 8.1%(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로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가운데 2회에 8.7%, 지난 17일 방송된 3회에서는 9.5%를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중 단연 눈에 띄는 성적표를 얻었다. 비와 크리스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첫방송 또한 8.2%의 높은 시청률로 ‘내 생애 봄날’과 비등한 위치에 서 있으나, 본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가 그리 곱지 않은 가운데 ‘내 생애 봄날’ 고정 시청자들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내 생애 봄날’은 어떻게 그 많은 우려를 깨고 수목드라마 1위를 차지했을까. 죽은 부인의 심장을 이식 받은 여인과 필연적으로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만큼 ‘내 생애 봄날’은 현실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 드라마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색채 등으로 본 드라마가 가지는 판타지효과를 극대화시켰다. ‘내 생애 봄날’이 한 편의 동화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아내를 잃은 4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시각에 따라서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마치 새롭게 시작하는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에 가깝다. 여기에 드넓은 풍경과 푸르른 바다 등 서정적인 배경은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그러나 앞선 연출적인 특징은 드라마의 기본적인 뼈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살을 덧입히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몫일 것. 감우성과 수영은 텍스트화 돼 있던 강동하와 이봄이 캐릭터에 각각 살을 덧입혀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특히 극중 감우성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다. 표면적으로는 담백하고 절제된 연기를 선보이지만 찰나의 눈빛이 강동하의 아픔을 내비친다. 절절하게 감정을 피력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동화할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영 또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않았으나 시청자들의 날선 시선을 피해 결코 감우성에 밀리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내 생애 봄날’은 앞으로 수영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평가받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작품으로 보인다.

‘내 생애의 봄날’은 연일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지만, 작품성과 화제성에서, 아직까지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는 점이 앞으로 ‘내 생애 봄날’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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