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일가, 거액의 외화 반입‥금융당국 정밀검사 착수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4-09-22 09:39   수정 2014-09-22 14:28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이수영 OCI 회장 등 자산가 20여명이 5천만 달러 규모의 증여성 자금을 국내에 들여와 금융당국이 정밀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증여성자금은 수출입 등 정당한 거래의 대가가 아닌 이전거래를 말하며 거주자가 해외에서 5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들여올 때에는 반입 목적 등 영수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들은 반입자금이 투자수익금, 임금, 부동산매각대금 등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해외투자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환거래법은 거주자가 국외 직접투자나 해외 부동산 취득, 금전 대차거래 등 자본거래를 하면 거래은행 등에 사전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격호 롯데 회장의 경우 900만 달러 가량을 해외에서 송금받은 게 문제가 됐는데, 신 회장은 영수확인서에서 이 자금을 과거 비거주자 신분으로 투자한 외국회사 수익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인찬 대아그룹 회장과 이수영 OCI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 이승관 경신 사장 등도 100만~150만 달러를 각각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황 회장은 중국 지인에게 사업상 도움을 주고 무상으로 증여받았고 이 회장은 외국 현지법인 이사회 의장 재직시 받은 임금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회장의 자녀는 부동산 매각대금 회수, 이 사장은 해외예금계좌 인출액이라고 각각 소명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들 중 일부는 은행측이 의심거래라며 돈 지급을 거부하자 뒤늦게 국세청에 해외계좌신고를 하고 돈을 찾아갔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현재 이들이 국내에 반입한 자금의 조성경위 등을 파악 중이며 비자금, 세금탈루 등 위법사실이 확인될 경우 검찰에 고발할 계획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외국환 의심거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에 반입된 거액의 자금 중 일부를 표본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며 “이번 검사가 끝나는 대로 조사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 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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