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KB사태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최 원장은 오늘 오전 열린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KB금융 사태에서 드러난 금융그룹 지배구조 문제와 내부통제 부실, 성과평가체계 미흡, 이사회 운영방식 변경 등 제반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해 지주사와 계열 금융사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감독 및 검사시스템 구축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 원장은 또 “KB금융그룹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룹내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체되지 않고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필요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CEO 공백을 틈타 또 다른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동안 지주사와 은행 경영진이 반목하는 일이 반복돼 온 점에 대해서는 감독당국도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 수습 과정에서 제기된 제재절차 지연 등 제재심의제도에 대한 여러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필요한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최 원장은 마지막으로 “이제 KB금융그룹은 무엇이 진정으로 고객과 주주, 그리고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인지 고민해야 하며, 특히 경영진간 내홍으로 금융회사와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원장이 이처럼 KB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책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KB사태 해결의 주도권이 KB이사회로 넘어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KB이사회는 지난 17일 밤 늦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전격 의결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KB사태 해결의 주도권을 잡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 내부에선 KB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KB이사회가 마치 이번 사태 해결의 주역으로 비춰지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KB이사회 운영방식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개선책을 조기에 마련함으로써 KB사태에 대한 감독당국 책임론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