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당구 여신' 차유람은 왜 방송을 할까?

입력 2014-09-24 13:32   수정 2014-09-24 13:33

2006년, 혜성처럼 나타난 `당구 요정`이 있었다. 미모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겸비, `검은 독거미`로 불리는 당구 스타 자넷 리의 내한 때였다. 통통한 볼살이 채 빠지지 않은 10대 소녀 차유람은 자넷 리와의 트릭샷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패기를 보이면서 하룻밤 사이에 스타로 등극했고 `당구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나는 동안, 차유람은 이제 `당구 요정`보다는 `당구 여신`이 더 어울리는 나이인 20대 후반이 됐다. 당구 큐대를 여전히 잡고 있지만, 최근에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 SBS `런닝맨`, tvN `황금거탑`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셀러브리티로도 사랑받고 있다. 혹자는 차유람이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것을 놓고 "외모가 워낙 주목받으니 연예인 하려는 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여배우 못지 않은 깜찍한 미모에 환호하기도 한다.

본업이 스포츠인 차유람은 이러한 상황에 어떤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을까. `황금거탑` 촬영으로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스케줄을 소화 중이라는 차유람을 어렵게 만났다.


★제 역할요? 당구계에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거죠

테이블에 마주앉은 차유람은 묘했다. 분명히 연예인 같은 아름다운 외모였지만, 말투나 행동은 여전히 무뚝뚝한 운동선수의 것이었다. 차가운 저음의 목소리는 필요한 얘기만을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활짝 웃을 때는 또 누구라도 사로잡아버릴 것 같은 매력이 흘러 넘쳤다.

잦은 방송 출연에 대해 "어떤 생각으로 출연할 방송을 택하고 있나"라고 에둘러 물었다. 차유람은 "크게 가리지 않고 방송에 출연한다고 보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분명한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저는 당구 선수예요. 당구와 당구장의 이미지가 일반 대중에게 사실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요. 당구장에는 불량 청소년들이 주로 간다는 인식 같은 것이 그렇죠. 저는 당구가 도박이나 기타 오락과는 다른, 건전하고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자신으로 인해 당구계가 건전하고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 주고 싶다는 말이다. 듣고 보니 차유람이 출연하는 방송들은 은근히 그런 역할들을 충분히 한 듯하다. "당구계에 밝고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당구 선수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어요." 조목조목 맞는 말이었다.


★`런닝맨` 1박2일 촬영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러한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하는 방송 활동이지만, 운동선수인 차유람에게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차유람은 "사실 힘들지 않은 것이 없다"며 "아직도 적응 중"이라고 토로했다. "`런닝맨`을 1박2일 동안 촬영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딱 2시간 자고 촬영했거든요. 개리 씨와 차를 타고 가다가 어딘가를 들이받을 뻔하기도 했어요. 위험천만했죠."

본업이 운동인 차유람에게는 최상의 컨디션 유지가 항상 가장 우선이다. 하지만 방송 활동은 컨디션 유지보다 카메라에 찍힌 결과물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이 자신에게는 어렵다고 했다.

"연예인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면서 저와는 기본적으로 생각도, 활동 방식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겉보기에는 정말 화려하지만, 알고 보면 중노동을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저는 운동에 전념할 때는 늘 잘 자고 잘 먹고 최고의 몸 상태로 훈련에 집중하거든요. 그런데 연예인들은 직업상 절대 그럴 수가 없어요.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일주일에 6일 트레이닝복 입는 `여신`, "미녀라고요?"

옆에서 보는 연예인들과 운동선수로서의 자신이 전혀 다르다는 차유람은 일상 또한 연예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털어놨다. "저, 일주일에 6일은 트레이닝복만 입고 있어요. 물론 외출할 때나 활동할 때는 다른 의상을 입으니까 남에게 보일 일은 별로 없지만요. 그래도 쇼핑은 굉장히 좋아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요즘은 많이 못해요. 화장도 진하게 하는 줄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고 색조 화장은 거의 하지도 않아요."

경기장에서도 짙은 화장을 한 모습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의 답변이었다. "당구 경기 때 메이크업을 하는 건 물론 공식석상이니까 그렇죠. 당연하지만 경기력에 별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에요."

그렇다면 당구 스타들은 메이크업 때문에 예뻐 보이는 걸까? 차유람뿐 아니라 자넷 리, 샤넬 로레인 등 뛰어난 미모로 팬을 확보한 여성 당구 스타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차유람은 "당구선수들이 다 예쁘다기보다는 예쁜 선수들이 부각돼서 그런 게 아닐까요"라며 웃었다.

★몸은 힘들지만...지켜봐 주세요

당구와 방송 활동을 겸업하는 차유람은 사실 몸이 말이 아니다. 어린 시절 멋모르고 하루 8~10시간씩 당구 연습만 하다 보니 지금도 엎드리면 왼쪽 등이 솟아오르는 등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다. 등뼈가 튀어나오고 늘 어깨 통증이 있다. "어릴 때 잘 관리를 해 가면서 훈련했어야 하는데, 무식하게 하느라 그러지를 못했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당구는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튼튼한 하체 근육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기술을 쓰는 상체를 잘 받쳐 줘야 해서이다. 때문에 늘 잔근육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늘 병행하고 있다.

"힘들 때도 있지만, 당구를 좋아하니까요. 당구는 물론 신체 운동이지만 심리전이기도 해요.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죠. 한 번 실수하면 그 여파가 오래 가는데,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신을 단련해야 해요. 취미로 당구를 배우려는 분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집중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데는 당구만한 것이 없다고요."

차유람은 힘들다면서도 당구를 예찬하고 있었다. 대체 불가한 `당구 여신`의 매력은 다른 것이 아니라, 당구 자체를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이었다. (사진=다바걸, 앨리시아 )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bluenews.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