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IFE]① 위디해룡, 부부가 함께 임신한다

입력 2014-09-25 16:55   수정 2014-12-09 12:24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지하 3층. 해저터널을 지나 별도로 마련된 해마유치원 수조 속에 유독 화려함이 눈에 띈다.

`바다의 용`이라 불리우는 위디해룡(학명 Phyllopteryx taeniolatus)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해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28마리에 이르는 위디해룡 인공번식에 성공했다.

전 세계에서 호주 온대해역에만 분포하는 고유종인 위디해룡은 세계적으로도 인공번식 사례가 10여 곳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적합한 서식환경이나 번식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었을 정도였기에 당시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의 성공적인 위디해룡 인공번식은 사라져가는 위디해룡의 개체 수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위디해룡은 암컷이 산란의 고통을 거치고, 수컷은 오랜시간 자신의 몸에 알을 품어 부화시키게 되는 다소 독특한 번식과정을 거친다.

이들은 짝짓기를 할 때 서로가 엇갈리며 수심을 오르내리는데, 암컷은 수컷의 꼬리 부분에 배를 붙이며 알을 낳는다.

암컷이 낳은 알들은 점착성을 가져 수컷의 꼬리 부분에 부착된 후 약 6~8주 가량의 기간이 지난 후에야 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화가 다가오면 수컷은 약 10여일에 걸쳐 꼬리를 털어내는 행위를 통해 몸에서 새끼를 떼어내는 형태로 알을 부화시킨다.



해조류가 많고 수심이 50m 이상인 곳에서 생활하는 위디해룡은 서식환경에 매우 민감해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소속 위디해룡 전담 이수영 아쿠아리스트는 "위디해룡을 들여올 때 유일하게 서식하는 호주 남서부 연안과 비슷한 환경 조성을 위한 서식지 관찰이 생활이었다. 작은 곤갱이 같은 갑각류를 비롯해 동물성 플랑크톤 등 까다로운 먹이를 선별해 제공해가며 자연상태에 가까운 서식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해양 생태계 내에서 천적이 없다고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줄어만 가는 위디해룡의 개체 수에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이들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비단 위디해룡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에 분류되는데는 인류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 환경파괴와 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포획이 주된 이유다.

이수영 아쿠아리스트는 "인공번식의 성공 이후에도 꾸준한 서식지 관찰 연구를 통해 지난 해 부화한 새끼 위디해룡들 모두가 현재 건강하게 성장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해양생물들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환경파괴와 오염, 무분별한 포획 등으로 인해 해양생물들의 최상위 천적으로 자리잡은 인류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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