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한중 FTA, 제조업도 '타격' 위기

권영훈 기자

입력 2014-10-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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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과 중국 두 나라는 올해안으로 FTA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산업팀 권영훈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농산물을, 중국은 제조업 시장개방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죠?

<기자>
한중 FTA 협상은 2012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선언으로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단계 협상을 마무리 짓고 1만2천여개 품목수 기준으로 90% 관세철폐에 합의했습니다.

최근까지 2단계 협상이 진행중인데 상품분야 협상에서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공산품에 대해 중국이 관세를 조기에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우리 농수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주장하면서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값싼 중국 농수산물이 대량 유입될 경우 우리 농수산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정부는 전체 품목의 10%, 약 1,200개에 해당하는 초민감품목에 농수산물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동안 한중 FTA 영향을 놓고 `제조업 이득, 농수산 손해`라는 셈법이 적용됐는데요.

우리 제조업은 정말 이익을 볼 수 있나요?

<기자>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국입니다. 그리고 중국 수출의 99%가 제조업입니다.

농어민 반발로 농수산 분야에만 관심이 쏠려 있고, 제조업 분야는 관심 밖입니다.

한중 FTA가 국내 제조업에 정말 이익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규모를 보면 2,289억달러로 62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오늘(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했는데요.

그런데 올들어 9월까지 중국 수출은 0.7% 감소한 반면, 수입은 7.1%나 늘었습니다.

특히 수출은 이대로라면 2010년 이후 4년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최초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 최대 수입국에 올랐습니다.

올 상반기 역시 1위를 지켜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9.3%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품목별로 살펴보면 기계 및 전자기기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은 점유율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동안 한중 FTA 효과를 놓고 제조업에서 석유화학과 기계 등이 수혜 분야로 꼽혀 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석유화학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출여건이 나빠진 셈입니다.

섬유는 일본이 산업용 섬유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세계 수입 실적이 있는 제조업 품목은 약 6천개.

이 중 60%인 3,600개 우리 제품이 중국 수입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한중 FTA는 관세철폐로 우리 제조업이 가격경쟁력에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들어 중국 수출이 줄고, 기계와 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중 교역상황, 특히 중국 수출의 99%를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겁니다.


<앵커>
한중 FTA 타결로 우리 제조업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2012년 FTA 협상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중국 제조업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때문에 중국과 기술격차가 없거나 역전된 제조업 분야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물론 우리가 우위에 있는 분야 역시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 안심하기에 이릅니다.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샤오미에 역전당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수희 기자 리포트를 본 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지수희 리포트 -

앞서 설명했지만 1만2천개 교역품목 중 초민감품목 10%는 농수산물이 차지할텐데요.

영세 중소기업 제품을 제외하고 제조업 대부분의 품목은 보호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 우리 제조업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가 관건인데요.

중국은 국제표준 공업 분류 22개 중 7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 500종의 주요 공업상품 가운데 220종 생산량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은 IT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지만 중국의 거침없는 추격은 위협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향후 중국과 기술격차가 없는 품목은 수출 부진과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한중 FTA가 오히려 우리 제조업 분야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한중 두 나라가 한중 FTA 연내 타결을 위해 드라이브 걸고 있는데요. 향후 전망은?

<기자>
양국 정부는 올해안으로 한중 FTA를 타결시킨다는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 직후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최근 중국 정부는 다음달 APEC에서 한중 FTA 타결을 선언을 위해 노력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실제 FTA가 타결되더라도 국회 비준 등 절차를 거치면 공식 발효는 내년 이후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농어민들의 반발이 심해 한중 FTA 타결 시기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효 10년 후 실질 GDP 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물론 한중 FTA가 타결되면 주요 제조업 분야는 관세 철폐에 따른 상당한 이익이 예상됩니다.

이에 반해 중국 제조업에 밀려 세계시장에서 도태되는 우리 기업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정부와 기업들은 한중 FTA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보다 긴장감을 놓쳐선 안될 일입니다.


<앵커>
권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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