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해외부동산 추적 보고서 3편, 회장님의 나라는 어디입니까?

입력 2014-10-06 12:24  


■ 캄보디아로 귀화한 재벌가

앙코르와트의 나라, 캄보디아. 1인당 국민소득이 천 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다. 몇 해 전, 한국의 명망 있는 재벌가 3세 가족이 캄보디아로 귀화했다. 30살 엄마와 7살 자녀는 캄보디아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고 맹세했다. 이들 가족의 귀화 사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에콰도르 영주권을 취득한 회장님, 싱가포르 영주권을 딴 회장님들도 확인됐다. 이들은 대체 왜 낯선 국가의 국적과 영주권이 필요했던 걸까.

지난 201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수사. 하지만 당시 알려지지 않은 이름들이 적지 않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 대한민국 국적을 아낌없이 포기하는 재벌가. 그동안 은밀하게 묻혀 졌던 이야기를 공개한다.


■ 미국 국적 보유율 10%...10대 재벌 일가 921명 추적 조사

대한민국 0.002%, 한국 사회 최상류층 재벌 일가에게 대한민국 국적은 어떤 의미이고, 얼마만큼의 무게를 가질까. 그들은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교육받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KBS 탐사보도팀은 국내 10대 재벌 기업 창업 세대부터 5세대까지, 일가 921명을 대상으로 출생과 국적, 교육, 병역, 그리고 부의 대물림 과정을 추적 조사했다. 출생지가 확인된 628명 가운데 미국 출생자는 119명. 특히 미성년자 121명중에는 38명, 31%가 미국에서 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국적 보유율은 10%에 이른다. 높은 미국 국적 보유율은 병역 면제로 이어졌다. 1980년 이후 35년 치 관보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재벌가 남성 35명 가운데 65%, 23명이 병역을 면제받았다.


■ 글로벌 교육인가, 특혜 입학인가...그들만의 교육 코스

한국 재벌가가 가장 선호하는 미국 최고의 기숙형 사립학교. 한 해 학비와 기숙사비가 6천만 원이다. 굴지의 한국 대기업 회장 자제들은 이 곳에서 동문으로 인연을 맺으며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 미국 명문 대학들에는 곳곳에 한국 기업의 이름을 딴 기부 시설과 총수의 이름을 딴 석좌교수 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정 학교에 특정 재벌가가 대거 진학하면서 재단 이사직까지 맡는 등 특별한 인연을 맺은 경우도 적지 않다. 취재팀은 이 학교들의 기부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 가운데는 총수의 모교에 거액의 회사 돈을 기부한 내역들도 발견됐다.


■ 권리와 의무 사이...상식의 잣대로 검증한다.

24살에 미국으로 귀화해 병역을 회피한 모 회장님의 아들. 병역 면제 연령이 될 때까지 관광 비자로 한국을 드나들며 외국을 떠돈 재벌가 3세. 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모두 한국으로 돌아와 기업 후계자로, 대주주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 해 배당금만 백억 원씩을 받아가는 한 재벌가 3세는 세금을 돌려달라며 조세 심판을 청구했다. 자신은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라는 게 이유였다.

거주 이전의 자유가 보장된 한국에서 국적은 물론 바꿀 수도 있는, 개인의 선택 문제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경계 지대에 머물며 의무는 회피하고 권리만 찾는 회색인의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들에게 우리 사회 상식의 잣대는 과연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는가.

KBS 탐사보도팀은 지난 6월 24일과 7월 1일, 재벌과 부호 천8백여 명의 미국 부동산 보유 실태를 조사하고 불법 취득 사례를 고발한 ‘해외부동산 추적보고서 1편-회장님의 미국 땅’, ‘해외부동산 추적보고서 2편-회장님의 수상한 법인’을 방송했다. 후속편인 ‘해외부동산 추적보고서 3편-회장님의 나라는 어디입니까’는 오는 7일(화)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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