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씨티은행장 KB금융 회장 인선 참여에 당황한 씨티은행

입력 2014-10-07 10:58   수정 2014-10-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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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씨티은행장이 6일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임기가 1년도 넘게 남은 상황에서 경쟁사 CEO 인선에 나선 하 행장의 행보에 씨티은행은 당황한 모습입니다.

하 행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 2일 KB금융지주 회장 추천위원회로(회추위)부터 후보 9명에 포함됐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향후 KB 지주 회장 추천을 위한 평판조회 등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데 대한 본인 동의 요청을 받았다"며 "이 요청에 동의하고 프로세스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2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회의를 열어 전체 후보군 84명 중에서 1차 후보 9명(1명은 발표 후 사퇴)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당초 사퇴자를 포함한 8명 중 7명의 이름은 공개됐으나 1명만은 본인 의사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날 하 행장이 직접 대직원 메시지를 보내면서 비공개 됐던 1명이 하 행장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하 행장이 KB금융의 회장 인선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 행장은 과거 두 차례 KB금융 고위직을 권유받았었지만 모두 사전에 고사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씨티은행으로서는 하 행장의 이번 인선 참여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최장수 은행장으로 지난 3월 5연임에 성공한 하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16년 3월까지로 아직 임기가 1년도 더 남은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하 행장이 이번 KB금융 회장 인선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직원 메시지까지 보내면서 회장 인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라면서 “이번에는 상당히 자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번 하 행장의 결정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올해 초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만큼 조직을 추슬러야 할 시기에 경쟁사 CEO 인선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기도 아직 많이 남은 상황인 데다 올해 초 구조조정으로 조직이 어수선한 상황에 동종 업계의 회장으로 간다는 것은 직원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4명이 선정되는 2차 후보군에도 하 행장이 포함될 경우 하 행장에 대한 사퇴요구를 포함해 조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지난 2일 3차 회추위에서 8명의 1차 후보군을 선정해 발표한 KB금융은 오는 16일 4차 회추위를 열어 4명의 2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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