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설로 배우는 기업공개(IPO) '만들어진 가격'

입력 2014-10-13 14:41  

- "기업 가치의 본질과 정보의 왜곡이 어떻게 가격으로 형성되는 지 알아야 한다."

- 거스레먼그룹 김태수컨설턴트, 한국과 미국에서의 IPO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출간.


소설로 배우는 기업공개(IPO) / 김태수 지음, 이승조 감수 / 268P / 10,000원 / 도서출판 새빛
‘여러분 애초부터 나는 앞쪽칸, 당신들은 꼬리칸, 제자리를 지켜!’와 ‘저게 하두 오래 닫혀 있으니까 벽인줄 알고 지냈는데 저것도 문이란 말이지? 나는 저 문을 열고 싶어.’
최근 기업공개의 일련의 과정을 소설화한 <소설로 배우는 기업공개 - 만들어진 가격>을 출간한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거스레먼그룹 김태수 컨설턴트의 출간 배경이다.
김태수씨는 또, 개인들은 왜 실패만 하는 것인가? 왜 시장에선 개인들의 실패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누군가 성공했다면 `작전을 했을거야` 혹은 `뭔가 부적절한 투기를 했을거야`하는 식의 분위기가 팽배한 것일까? 라는 고민이 책을 쓰게 된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흥미를 위해 소설 형식을 차용했고, 극적인 상황을 가미했으나, 어떤 전문가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현실성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저자는 증권업계 경험을 통해 기업공개가 일어나는 과정을 소설 형식을 빌려 재미있게 풀어 썼다. 극적인 요소와 흥미를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는 가능한 상황들을 간접 경험하게 하고, 디테일한 현장성과 함께 경제지식을 전달함으로써 IPO 시장에 생소한 개인투자자 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고 시야를 넓혀준다.
이 책의 목차는 대상회사 선정부터, IPO 제안. 주간사 선정, 지배구조 개선, IR 기획, 심사팀 실사, 인터넷 & 미디어 공략, 외국계 공략, 애널리스트 공략, 상장에 이르는 과정을 다르면서,상장회사가 최고의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 진행하는 과정을 현실성있게 다룬다.
이 책의 부제인 “만들어진 가격”은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소개팅을 나갈 때 평소 보다 예쁜 옷을 입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나가는 것, 목욕탕에 들러 땀을 쭉 빼고 근사한 정장을 입고 나가는 것처럼 상장즈음한 시기에 IR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김태수씨는 개인들의 반복된 실패 원인으로 고위험의 저가주에 개떼처럼 몰리는 `군중심리`와 조금만 벌어도 팔아버리는 `비합리적 의사결정` 때문이라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정보 독점과 왜곡을 지적한다.

김태수씨는 “설국열차에서처럼 개인들은 애초부터 꼬리칸에서 제자리를 지키도록 세뇌되었다.”며,“기관등 전문가 집단은 영업적 목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보다는 개인투자자의 책임으로 돌리기에 바빴고, 한탕주의에 빠지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분석해서 미래의 가격 흐름을 예측하고자 하는 시장의 무수한 정보들은로 전문가집단으로부터 시장에 전달되기에 개인투자자들은 전문가집단이 제공하는 정보들에 대해 최초의 모습을 보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정보라는 것이 어떻게 가공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앞칸으로 전진해가는 설국열차의 그들처럼 더 앞쪽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실`이 있고, 그 진실을 마주한 후에야 우리는 진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저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이제 더이상 개인투자자들이 모니터와 차트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며, “ 개인들은 그것이 투자의 모든 세계라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주식시장의 `벽`이 아니라 진정한 주식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문`일 뿐이다. 우리는 그 문을 열고 기업의 가치에 대한 본질과저들에 의한 정보의 왜곡이 어떻게 가격으로 형성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을 감수한 주식시장의 산증인으로 알려진 다인인베스트먼트 이승조대표(필명:무극선생)은
기술적 분석을 통한 종목 타이밍 매매 및 가치분석을 통한 가치투자에만 익숙한 개인투자가들에게 IPO(Initial Public Offering)시장이라는 곳과 IR(Investor Relations)을 통해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기업공개 과정에 어떤 이해집단이 관련되어 있으며,상장시키는 과정 및 공모가격 산정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유추하게 만드는 깨알 같은 재미를 제공해준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 책의 저자인 김태수 팀장은 동양종합금융증권을 거쳐 보람투자자문 투자분석팀장을 역임했다. 또한, IR플러스 컨설팅팀 과장을 거친 후 새빛인베스트먼트 기업분석팀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한국과 미국에서 거스레먼그룹에서 한국투자관련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주식의 가격이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 가격을 만드는 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3가지 주체입니다.
바로 투자자, 경영자 그리고 시장입니다.
주식회사를 법인격으로 해 하나의 주체를 만들어 법적인 의무와 권리를 부여했듯이 저는 시장을 하나의 주체라고 생각하고 이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 10여 년 간 주식시장에서 어렵게 배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란 겁니다.

보이지 않기에 실체가 없죠.
그래서 시장이 결정한 것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그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을 우리에게 다가오게 만들어서 시장 스스로 우리의 미래가치를 높이게 만드려는 겁니다. 기대치를 높이고 그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도록 만들려고 하는 것이죠. (저자의 글에서)

저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만 보여줄 겁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줄 겁니다. 가끔 드라마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돈 많은 두 명의 아줌마가 경매장에 나온 허접한 그림을 두고 자존심 싸움이 붙어 원래 가격보다 수십 배 높은 가격으로 그림을 낙찰 받는 상황 말입니다. 그럼 이게 불법일까요? 가격이 원래 가치보다 높아졌다고 해도 그건 불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의 결정이고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이 그들의 자존심을 부추겨 가격을 상승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가격 상승을 부추긴 시장은 처벌을 받을까요? 아닙니다. 안 받습니다. (본문에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회사의 기본적인 가치 수준만을 보여주려고 상장하는 게 아닙니다. 더 크게 성장하려고 상장하는 겁니다. 그렇게 판매처 늘리고 시장 확대하면 우리 회사도 더 크게 성장하는 겁니다. 물론 수익률은 좀 떨어지겠지만 크게 상관없습니다.
매출 100억 하던 회사가 수익 20억으로 수익률 20% 내는 것보다 매출 1천억 올려서 수익 100억 올리면 그게 훨씬 낫지 않습니까? 수익률이 20%에서 10%로 떨어져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는 겁니다. 절대적인 배당금의 수준이 올라갈 테니까요. (본문에서)


예를 들어, 최근에 젊은 층에서부터 붐이 일고 있는 페이스북은 다들 잘 아실 겁니다.
페이스북 주가가 지금 50달러를 넘어섰는데요, 몇 년 전만 해도 겨우 3달러였습니다. 그러던 게 페이스북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용법이 나오고, 성공사례들이 알려지면서 대박이 날 거란 기대가 강해졌기 때문에 순식간에 올라간 겁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굉장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빠르게 상승하다가 갑자기 추락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터넷 사업이기 때문에 그럴 확률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

우리나라 ‘아이러브스쿨’ 같은 사이트들도 처음엔 엄청난 활황으로 대박을 치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대중들은 인터넷에서 늘 새로운 것을 원하고 옮겨 다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PC보다는 핸드폰으로 접속하는 더 커지고 있는데, 이런 변화들이 수많은 유사한 페이스북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탄생시킵니다. 결국 페이스북은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사업들도 결국은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미 그랬던 수많은 사례들처럼.
하지만 시장에선 그것들을 모두 무시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모든 관심이 거기에 쏠려 있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었고 페이스북을 안 하면 뒤떨어지는 것처럼 여겨지게 됐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계정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열심히 활동합니다.
페이스북은 그럴수록 엄청난 DB를 가지게 되는 셈이지만, 실제로 페이스북에 대한 충성도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소비패턴 역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고 페이스북 같은 것들은 수없이 만들어질 겁니다.
그 두 가지의 속도차이만큼 페이스북은 추락하게 되겠죠. (본문에서)

그런데 누구도 그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증권사? 투자사? 아무도 말 안 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조차 페이스북에 매달리니까 시장이 가격을 상승시켜 버렸거든요. 페이스북도 나중엔 광고단가 후려쳐서 영업 확대하고, 신규 사업 합병시키고, 투자수익 올리려 부동산이나 장외주식 매입하고 그럴 겁니다.
그렇게라도 돈을 벌어야 하거든요. (본문에서)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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