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씨가 사망 전 응급수술 당시 소장에 천공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2일 고인의 응급수술을 담당한 서울아산병원과 유족 측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난달 22일 심정지 상태로 실려 온 신씨의 소장 아래에서 1㎝ 크기의 천공이 발견됐다고 전달됐다.
천공(穿孔)이란 장기의 일부에 생긴 구멍을 가리키는 것으로, 병적인 원인이나 외상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것. 고인의 소장 천공이 언제, 어떻게 발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지난 17일 받은 장 협착 수술과의 연관성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지만,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장결핵이나 장염증성질환 등 병적인 상태일 경우 천공이 생기거나 복부 수술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만클리닉 원장은 "장 유착 상태에서 수술을 하다 장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만약 천공이 장 협착 수술로 인한 것이라면 천공 자체는 명백한 의료사고"라고 전했다.
만약 천공이 장 협착 수술로 인한 것이라면, 천공이 발견된 22일 응급수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송 교수는 "천공이 발생한 경우 흔히 골든타임으로 여기는 6시간 내에 처치하지 않으면 세균성 복막염과 나아가 전신적인 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며 "천공을 인지하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에게 나타난 장 협착 증상이 수년 전 받은 위 밴드 수술과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유족의 주장대로 17일 S병원 측이 장 협착 수술을 하면서 위 축소술도 함께 진행했는지도 사인의 쟁점이다. 장 협착(腸 狹窄)은 장관 자체의 병적인 변화나 외부 압박에 의해 장관이 좁아지는 증상이다.
송 교수는 "개복 수술을 하면 어떤 수술이든 장끼리 들러붙는 장 유착이 올 수 있다"며 "장 유착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지만 과식이나 장염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장이 막히는 장 폐색 내지 장 협착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클리닉 원장은 "위 밴드 수술 과정에서 장 유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위 축소 수술을 할 경우 아무래도 유착 부분이 정상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천공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다만 "(신해철씨 사망의 경우) 의료기록이 완전히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인을 단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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