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쌀롱' 첫방, 따뜻한 신해철만이 남았다

입력 2014-11-03 11:51  


독설가 신해철은 없었다.

2일 오후 9시 40분 JTBC ‘속사정 쌀롱’이 첫 방송됐다. JTBC 측은 “故신해철의 마지막 방송 출연분으로 유가족 및 소속사 측의 입장을 반영해 어렵게 공개를 결정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준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며 첫 방송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이 방송은 10월 9일 녹화됐습니다. 방송 여부를 놓고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故신해철 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야기와 영상을 그의 추모하는 수많은 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유가족 분들의 소중한 뜻을 받아 어렵게 방송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자막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오후 9시 40분 故신해철의 마지막 방송 ‘속사정 쌀롱’이 첫 방송됐다. 이날 MC 윤종신, 진중권, 장동민, 강남, 신해철이 출연한 ‘속사정 쌀롱’은 우리 주변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간단한 심리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인간 심리 토크쇼. 이날은 ‘뇌 착각-후광효과’, ‘백수’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후광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MC 윤종신은 “사실 후광효과의 대표적인 예가 나인 거 같다”며 “내가 데뷔하던 당시 소속돼 있던 회사에 음악을 잘하는 가수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신해철, 015B, 김동률이 있었다. 내 데뷔무대에 신해철이 함께 했는데 첫 무대를 떨다가 내가 다 망쳐버렸다. ‘나는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 신해철이 내 등을 두드려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독설가’ 신해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해철은 ‘백수’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요즘 사람들이 정신력이 약하다고 할 수 없다. 내가 다른 계획을 세우고 오늘 땀을 흘리는 것과 아무것도 디자인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것은 다르다. 몸이 힘들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아서 못 하는 것”이라며 “운전하는 사람이 기름이 떨어졌을 때 보험사에서 나와 주유소까지 갈 수 있게 해주듯, 최악의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복지다. 충분한 사회, 환경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며 복지정책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뚜렷이 밝히기도 했다.

故신해철은 소신을 굽히지 않는 덕에 독설가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속사정쌀롱’ 첫 방송에서 공개된 ‘마왕’ 신해철은 사람들에게 독설을 날리는 ‘독설가’라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첫 무대에서 긴장하고 있는 후배가수를 위로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하나뿐인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낼 줄 아는 다정한 남자였다. 이날 신해철은 “결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내가 잘 웃길 수 있고 내게 잘 웃어주는 여자를 만나는 것이었다”며 “내가 쉽게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여자,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는 사람과 결혼했다”며 아내를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첫 방송된 ‘속사정 쌀롱’은 안타깝게 고인의 마지막 방송이 됐다. 방송 말미 ‘속사정 쌀롱’ 출연진들은 故신해철에게 마지막 인사를 잊지 않았다. 윤종신은 “이제부터 형한테 잘하려고 했는데 기회를 안주네. 해철 형. 편히 쉬어요”라고 말을 건넸고 진중권 역시 “그의 존재가 참 고마웠다. 잘 가. 해철 씨”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편 신해철은 지난 27일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31일 장례절차를 다 마치지 못하고 다시 병원에 안치. 오늘(3일) 국과수에서 시신을 인도받아 부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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