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섀도보팅제 폐지 유예기간 연장해야"

내년 초로 예정된 섀도보팅제 폐지를 유예하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 www.keri.org)은 `섀도보팅(Shadow Voting) 폐지 유예 필요성` 보고서에서 내년 초 폐지를 앞두고 있는 섀도보팅제 폐지를 2016년까지 유예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한경연은 지난 4년간 상장회사 5곳 중 2곳(39.6%)이 섀도보팅제를 활용해온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제도가 폐지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섀도보팅제는 의결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이 불참한 주주들을 대신해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입니다.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의사결정을 왜곡한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올해 말까지 운영됩니다.

한경연은 섀도보팅제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전자위임장제도는, 이미 2007년부터 미국에서 도입해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를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한경연은 제도 폐지를 2달여 앞둔 지금, 주주총회 무산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것을 우려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경연 관계자는 "적절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섀도보팅제를 폐지할 경우,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등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2년간 제도 폐지를 유예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경연은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 또한 개선돼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의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의결권을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해 3% 이내로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규제라는 게 한경연의 설명입니다.

한경연 관계자는 "섀도보팅제가 폐지되면 기업이 감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제도 폐지에 앞서 기업이 해당 제도를 활용하도록 만드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