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人] '디지털 슈퍼맨' 이병곤 대표 창업기① '한 우물 멀티로 파기'

입력 2014-11-10 09:04   수정 2014-11-11 10:15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있다. 어디든 한 곳에서 버티면 결국 성공한다는 옛말이다.
그러나 시대는 멀티태스킹에 능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영업력도, 기획력도, 인간관계 능력도, 하다못해 잡기 실력까지 모두 한 사람 안에 필요하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하나만 알아서는 결코 `인재` 대접을 받지 못한다.
`한 우물`이란 것은 이제 한 가지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분야`이다. 대기업 실무의 정점에 선 한 직장인이 가장 자신있는 자신의 `분야`에서, `멀티태스킹` 능력을 무기로 흥미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인 이병곤 `디지털 슈퍼맨` 대표는 제일모직 온라인쇼핑몰 마케팅 그룹장을 마지막 직함으로 하고 디지털 마케팅 기업 `디지털 슈퍼맨`을 창업했다.

공식 개업식을 한 지는 불과 한 달도 안 됐지만 그의 장기인 패션, 뷰티, 웨딩과 관련해 다각화된 사업 분야로 운영비와 직원 월급 조달이라는 `임무`를 순식간에 완성해냈다.
남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는 2014년 내에 기업 자생력을 완비한다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있는 그의 스토리는 창업자에게도, 취업준비생에게도, 예비 직장인에게도 상당히 흥미롭다. 그는 마케팅 전문가 중에서도 드물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감각을 모두 갈고 닦은 고수이기 때문이다.
17년 6개월의 대기업 생활 뒤 찾아온 1개월 남짓의 CEO 생활이 편하면서도 쉴 틈 없이 머리를 돌린다는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지면 중계한다.

-우선 간략한 프로필과 직장 경력 설명을 부탁드린다.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좋은 롤 모델이 될 것 같은데.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다가 인도철학과로 전과한 독특한 학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그룹 공채 37기 출신이며, 삼성물산에서 시작해 에버랜드를 거쳐 제일모직에 적을 뒀다. 최종적으로는 제일모직 온라인 쇼핑몰 마케팅 그룹장 직함을 달고 퇴사했다. 재직 당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및 매장 세일즈, 유통, 마케팅, 경영관리 등 오프라인 매장 관리에 대한 모든 업무를 거쳤고, 이후 온라인 분야에선 자사몰 마케팅 및 브랜드 론칭, 사이트 리뉴얼 업무 등을 경험했다.
-삼성그룹은 명실상부한 우리 나라 최고의 회사이다. 이곳을 퇴사할 때는 이 길(창업)이 맞다는 남다른 확신이 있었을 것 같은데.
삼성그룹에서 일하면서 내가 해 보고 싶은 업무는 다 추진해 봤다. 삼성그룹의 특성이 추진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일단 추진하기로 하면 아낌없이 밀어준다는 것이다. 그런 기업문화의 덕을 많이 봐서 지금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렇게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종합해 볼 때, 지금 가장 핫한 분야인 모바일 시장에는 아직 신규 진입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무자의 정점을 찍었을 때 나와야 역량을 가장 완벽히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일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니까. 그게 확신이라면 확신이다. 더 나이가 들면 못하지 않을까 싶더라.
-`디지털 마케팅 전문 대행사`라는 `디지털 슈퍼맨`의 업종은 사실 상당히 생소할 수 있다. 게다가 사업 분야도 매우 다각화돼 있다고 들었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끔 설명을 부탁드린다.
패션 브랜드와 연관이 큰 모바일 쇼핑몰 `서프라이즈몰` 운영, 뷰티 브랜드 `D+29`를 운영 중인 GSL뷰티의 마케팅 대행과 유통 총괄, 페이스북 웨딩 커뮤니티 `힘내요 내사랑` 및 엄마들의 생활정보 카카오스토리 `에디슨맘의 아이디어 서랍장` 운영 등 으로 나눠볼 수 있겠다. 사실 `디지털 슈퍼맨`이라는 상호는 못 들어 봤어도, `서프라이즈몰`이나 `D+29`, `힘내요 내사랑` 중 하나는 아는 인구도 꽤 될 것이다. 이것들이 나의 `삼각편대`다. 이외에 SNS 운영대행이나 각종 온라인몰 기획 및 마케팅 대행도 가능하다.
-남들은 하나만 해도 힘들다는데, 한 회사에 사업 분야가 크게 세 가지나 된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팔 것이지, 하나도 힘든데 무슨 일을 그렇게 많이 하느냐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돌려 생각하면, 그 하나가 잘 안 됐을 경우에도 다른 사업 분야가 받쳐줄 수 있다. 실제로 창업 한 달 만에 직원 6명의 월급과 회사 운영비는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대단한 일 아닌가.
미친 듯이 해서 그렇다(웃음). 이제 2014년 말까지 회사에 완전한 자생력을 주는 게 목표다.
-그 분야들을 각각 또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촘촘하고 복잡한 사업분야가 탄생한 것인가.
일단은 페이스북 웨딩 커뮤니티 `힘내요 내사랑`이 가장 먼저다. 이게 어떻게 사업 분야가 됐느냐고 묻는 사람도 많은데, 일단 페이스북은 공짜니까 온라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했다. 사실 제일모직 시절 `로가디스` 옷을 결혼 앞둔 사람들을 타깃으로 팔고 싶었다. 그런데 웹에는 인테리어 및 웨딩-생활에서 최대의 커뮤니티인 `레○테라스` 같은 것들이 있는데, 페이스북엔 없더라. 그래서 `힘내요 내사랑`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는 웨딩 타깃 1만3000여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SNS 웨딩 팬페이지이다.
-그렇다면 뷰티 브랜드 `D+29`는?
뷰티 브랜드 `D+29`는 화장품 쪽 일을 하는 대학 후배가 채널을 넓히고자 한다고 상담을 해 온 데서 비롯됐다. 모 회사 GSL 바이오가 있고, 그 아래 자회사 GSL 뷰티가 브랜드 `D+29`를 런칭하고, 마케팅과 유통 총괄 대행을 내가 맡기로 했다. 하지만 사실 엄밀히 이것은 내 사업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진짜 내 것을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서프라이즈몰`의 계기가 됐다.
-`서프라이즈몰`은 모바일 쇼핑족 사이에서는 꽤 입소문이 나 있던데.
퇴근하다가 우연히 온라인 몰들에서 `타임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일단 많은 가입자가 있는 `힘내요 내사랑`이 있으니까, 쇼핑몰을 만들어도 그 타깃을 활용해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곧바로 `서프라이즈몰`이라는 도메인이 비어있나 검색해 보니 주인이 없기에 곧바로 차지했다.
-`서프라이즈몰`은 요즘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검색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러면 홍보에는 나쁜 것이 아닌가.
물론 지식쇼핑에서 검색되는 것보다 덜 알려진다. 하지만 SNS를 기반으로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구매자를 모으면 되고, 일단 무조건 최저가이기 때문에 한 번 들어온 사람은 충성고객이 된다. 사실 가격비교에서 최저가로 검색이 되어 버리면 공들여 네임밸류를 쌓아 온 브랜드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가격 경쟁력이 확 떨어지는 브랜드가 돼 버리니까. 하지만 우리는 하루 이틀 정도만 팔고 빠지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팔고 싶은 물건을 싼 값에 팔 수 있어 좋고, 가격 또한 지식쇼핑 최저가보다 20~30%는 저렴하다.

-흥미롭다. 그렇다면 `힘내요 내사랑`을 활용한 웨딩 분야 사업은 무엇이 예정돼 있나.
웨딩 분야 커뮤니티를 우선 구축해 놨으니 이를 활용해 할 것은 많다. 지금은 대형 웨딩홀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웨딩 박람회 `스타일리시 웨딩쇼`를 기획, 추진 중이다. 기존 웨딩페어는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중소업자들의 계약 위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우리가 추진할 스타일리시 웨딩쇼는 방문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한편, 중소업자들이 아닌 대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웨딩 타깃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자리로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어 입구에는 아우디 승용차가 전시되고, 로비에는 한샘 가구와 삼성전자 가전이 있다. 참석자들에게는 고급스러운 식사를 제공하고, 유명 여행사의 허니문 영상을 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 행사는 `힘내요 내사랑`에서 홍보하는 식이다. 충분히 가망이 있는 계획이다.
-웨딩쇼가 사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좀 더 들어야 할 것 같다.
우선 이 사업은 `힘내요 내사랑`의 컨텐츠 메이킹과 깊이 연관돼 있다. `힘내요 내사랑`에는 우리 직원들이 하루 두 건의 컨텐츠를 올리는데, 1년이면 600여건이다. 이것들의 내용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탑재한 앱을 깔도록 유도한다. 결혼에 대한 컨텐츠뿐 아니라, 축의금 납부 기능 및 식권 발급, 결혼식 이후 집들이 약속 잡기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웨딩 뒤에도 웨딩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줄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 사업이란 것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계획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디지털 마케팅 시장은 결코 온라인만을 기반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웨딩 분야 사업은 앱과 SNS가 쓰이는 디지털 마케팅이지만, 사실 `예식장`을 가장 큰 매개체로 하고 있다. 우리가 구상하는 앱은 웨딩홀에 사용자가 입장하는 순간부터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성공적으로 통합하는 `옴니채널`이야말로 디지털 마케팅의 미래라고 생각된다.

-②편에 계속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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