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2014 청춘순례 "인문계생 막힌 취업문 뚫기"

이근형 기자

입력 2014-11-13 14:53  

<기자> 요즘 대학에서 인문계 전공자들이 취업문제로 시름하고 있죠. 좁은 취업문, 인문계생들의 고충을 듣고 지원하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의 2014 청춘순례 인문계생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앵커> 인문계 학생들이 이공계에 비해서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는 얘기 많이 들리는데요. 어느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지난해 취업률을 보면 인문계는 다른 계열 전공자에 비해서 취업률이 상당히 저조합니다. 사회계열 56.7%, 공학계열 68.6%, 자연계열 56.1% 인 반면 인문계는 48.1%에 불과했습니다.


<앵커> 인문계가 확실히 저조하네요.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인문계생들의 취업문이 좁다는 사실을 알 수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불안감에 시달리는 인문계 출신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전국 대학교 3학년과 4학년 1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문계 생 10명가운데 4명은 학과 수업이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고요. 자기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인문계생은 10명중에 3명밖에 안됐습니다.


<앵커> 자기 전공을 살려서 가보려는 인문계생들이 거의 없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래서는 굳이 취업하려고 대학에서 공부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인문계 관련 일을 할 것도 아닌데 인문계를 전공한다니요. 학문에 뜻이 있는 게 아니라면 굳이 인문계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거네요.


<기자> 그런 상황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는 걸로 보이죠? 실제 인문계 청년들의 고충을 한번 들어봤습니다. 만나보시죠.


[인터뷰] 김한빈 부산 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 4학년
“저희 스페인어 학과의 경우 사실 지금 진퇴양난의 시기에요. 중남미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스페인어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는게 현실인데요. 하지만 저희가 경영학과나 무역학과 영어학과 이런 친구들이 스페인어를 복수전공하거나 제2전공을 해서 수요가 들어오기 때문에 사실 기업에서 뽑는 스페인어과 인원은 적어요. (1:02:00) 그래서 저희는 학문읆 공부할 수 있는게 아니라 취업을 위해서 복수전공이라든지 무역까지 해서 무역특화전공을 해서 자격증을 딴다든지 이렇게 하지 않는 이상 저희는 취업이 안되는 상황이에요.”


<앵커> 아무래도 당장 취업문제에 부딪히고 있는 인문계 청년들이 느끼는 고충이 제3자 입장인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큰 게 사실이겠죠.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기자> 힘내라고 빌어주고 싶으시죠? 그런 마음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2014 청춘순례 인문계생 캠프가 개최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신용한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이번 행사의 배경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청년고용률이 40.6%로 점진적으로 상승은 하고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청년들 취업현실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특히 지여인이라고 지방대생 여성 인문계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고생하는 청년들을 위해서 저희가 추상적인 격려나 힐링이 아닌 직접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주기 위해서 인문계 솔루션 캠프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앵커> 인문계생들이 토로하는 고충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일단 취업이 잘 안되니까 전공에 관심이 없고, 그래서 복수전공을 택해야 하는 고충이 있습니다. 인문계생 67%가 취업하려면 복수전공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2명중에 1명은 복수전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공계는 10명중 1명이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엄청난 격차죠.
인문계생들은 또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는데요. 대학에서 3년 넘게 전공공부를 했지만 내가 이 전공으로 어느 분야에 취업할 수 있는 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문계생이 10명중 3명꼴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고요. 공학계열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서 전공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반면, 인문계 학생들은 전공보다 영어공부에 더 치중하고 있었습니다.
인문계 생들의 스트레스, 극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이번 행사에서 그런 인문계 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죠. 어떻게 진행이 됐습니까?


<기자> 유명 취업컨설턴트의 인문계생 맞춤형 강의, 또 취준생들과 나이차가 많이 안나는 또래멘토들의 취업 성공사례 소개, 다양한 진로 전문가들의 1:1 상담과 멘토링 프로그램이 제공이 됐고요. 특히 ‘채용 실전체험, 내가바로 인사담당자’ 에서는 이번 청춘순례 참가자 100명이 서로 자기 소개서를 함께 평가하면서 개선방향을 찾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앵커> 인문계생들의 고민을 함께 듣고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한 건 사실이죠. 그런데 아무리 인문계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도 정작 취업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적으면, 취업문이 좁으면 그다지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거든요. 정말 인문계의 미래는 어두운 건가요?

<기자> 저도 그런 부분이 염려스러웠는데요. 다행히 인문계의 시대가 다시 찾아오고 있다는 게 신용한 청년위원장의 설명입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인터뷰] 신용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장
“MS 애플, 구글 이런 세계적인 기업들은 융합의 시대에서 어느것들이 새로운 솔루션을 낼거냐에 대해서 길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그런 길에 관해서 기계적이거나 단순한 기술이 아닌 철학적 깊이 인문학적 깊이가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선진각국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최고 기업들도 반드시 그러한 길을 준비할 거라고 믿습니다. 인문계 여러분들의 시대가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인문계 여러분 파이팅!“


<기자> 인문학의 중요성을 익히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례가 있죠. 우리나라 최대의 기업 삼성그룹의 차기 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가장 처음 전공한 것은 경영학이 아니라 동양사학이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은 이런 얘길 했다고 합니다.
“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경영이론도 중요하지만 인간을 폭넓게 이해하는게 우선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래서 인문학을 배우고 나서 해외로 건너가 경영학을 배웠습니다.
복수전공을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세상의 어느 학문을 배우든 간에 사람을 알고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신용한 위원장이 구글을 언급했습니다만 이런 생각은 이제 전세계적인 트랜드입니다. 인간의 감성을 건들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분야죠. 인문계가 가진 최고의 특징이자 경쟁력입니다.
인문계생 여러분, 자신감을 갖고 다가올 때를 위해 스스로를 잘 갈고 닦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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