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86편. 투자자가 피해야 할 다섯 가지 심리

입력 2014-11-26 09:30  

인간의 지력(知力)에는 한계가 있어서 세상 모든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나 회의론자들의 불가지론(不可知論)은 이점에 근거한 논리다. 알 수 없는 먼 미래를 미리 생각하기보다는 눈앞에 닥친 현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경우에도 불가지론에 근거한 매매전략은 알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 시황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래서 장래 전망은 그리 필요치 않고 투자의 기술을 단련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투자는 자신의 투자관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는 중장기 투자를 속성으로 하는 투자 상품이다. 멀리보고 펀드 간, 시점 간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이익을 늘리고 손실을 줄이는 관리를 필요로 한다. 긴 시간 많은 변동요인을 버티고 안정된 투자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기술보다는 절제된 투자심리가 요구된다.



안정된 투심은 투자성과를 좌우한다. 자신의 알토란같은 재산을 걸고 투자에 나서는 펀드투자자들이 피해야 할 다섯 가지 심리가 있다.



첫째, 지나친 낙관론이다. 다른 사람은 모두 잘못되더라도 나만은 다르다는 생각은 서툰 투자자들일수록 경계해야할 사항이다. 자신의 투자,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만큼은 남다를 거라는 근거 없는 낙관은 위험하다.



둘째,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확증 편향적 심리다. 시시각각 변하는 펀드시장에서 영원한 원칙이나 반드시 옳은 투자 방법은 없다. 경험도 시장흐름과 어긋나지 않아야 제빛을 발한다.



셋째, 유행흐름에 무작정 올라타서는 곤란하다. 추세에 순응하는 것과 유행에 편승하는 것은 다르다. 시장에서 유행하는 펀드는 이미 과거형 상품이다. 남들이 모두 하니까, 나도 같이 하는 것은 군중심리에 묻혀 심리적 불안감을 줄여주지만 달려드는 투자자의 수만큼 각자 몫이 줄어든다.



넷째, 자신의 것이라는 감정적 소유효과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유효과가 가격으로 환산되어 추가되는 것은 시장가와 무관하다. 거래는 상대가 있는 것이다. 자신이 편입한 펀드에 대해 주관적 가치 부여(과대평가)는 정상거래에 장애가 된다.



다섯째, 죽어도 손해 보기 싫은 본전(本錢)심리다. 본전심리는 적절한 손절매 타이밍을 놓치게 할 뿐만 아니라 본의 아니게 원금회복을 기다리는 비자발적 장기투자로 연결된다. 본전의 개념 속에는 해당 자금의 기회비용이 포함된다. 애초에 투자한 자금이 숫자변동 없이 돌아오는 것은 기회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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