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전업주부가 부럽다고? 정말?

입력 2014-12-02 16:02   수정 2014-12-11 11:54

언제쯤 편해질 수 있을까?

한동안 잘 해오다 또 한 번씩 찾아오는 육아 스트레스! 마치 3개월마다 찾아오는 직장인 권태기처럼 육아에도 권태기가 찾아온다.


요즘은 가끔 가윤엄마가 되기 전! 직장을 다니며 철없던 꿈을 꾸고 있던 나를 돌이켜본다. 참 한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땐 매일 새벽이면 일어나 아침도 거르고, 출근길 지하철을 타러 빠른 걸음을 옮겼다.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건 지금과 마찬가지였다.

출근 스트레스를 받던 그 땐 주변 지인들 중 전업주부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결혼 잘해서 출근도 안 하고, 애랑 늦잠도 자고,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하는 주부들이 부럽다!`...그 한심한 생각!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어리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건 불과 2년 전이다.

그 때만 해도 나는 육아에 대해 전혀 모르는 20대 초반 처녀였다. 아무리 아기가 좋아도 잠시 조카 보는 것이 전부였던 난 아무 것도 모른 채 주부를 부러워했었다.

가끔은 그 철없는 생각을 했던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육아가 내게 너무 어려운 과제 같을 때.

크면 클수록 편할것 같던 가윤이와의 육아전쟁은 주제만 바뀌었지 그대로다.

요즘, 가윤이는 호불호가 한층 더 분명해져서 `이거 좋아? 이거 싫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엄마인 나도 참 좋다,

문제는 `싫어`다! 이거 싫어, 저거도 싫어, 다 싫어, 옷 입기 싫어, 밥 먹기 싫어...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신경이 곤두선다.

차라리...차라리 돌쟁이 때가 더 편한 것 같은 이 기분.

이전에 쓴 글처럼 육아전문 지인들이 나를 보며 `그 때가 편해~그 때가 편했지!`라고 하는 말에는 늘 공감이 간다. 육아에 언제든 편한 건 없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가 지나고 또 다른 육아갈등 때문에 힘든 시기가 오면, 지나버린 그 시기는 지금 힘든 시기에 비해 편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
딱히 "육아는 언제가 편해"라는 말보단, "그 때가 지금보단 편했지"라는 말이 진리인 듯하다. 내가 정말 편해지려면...앞으로 몇 년 더...아니, 10년이 훌쩍 넘을지도? 더하면 더했지 이보다 육아 스트레스가 줄어들진 않을 듯하다.


그 이유는 벌써부터 우리 신랑인 개그맨 정진욱 씨가 둘째 얘기를 하기 때문이다.

가윤이를 가지기 전, 난 결혼하면 아기 넷 낳고 오손도손 살아야지~ 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나도 낳아보지 않고 어찌 그런 망언을 했는지...

결혼과 육아는 로망이 아닌 현실이다. 가윤이 한 명을 낳고 나면서부터 확 달라진 내 결혼의 로망...지금 나는 힘든 나머지 `아기는 하나로도 충분해`라는 생각에 빠져 있다.

자연스레 둘째가 생긴다면 낳아야겠지만, 굳이 계획해서까지 낳고 싶지는 않다. 아직 17개월 천방지축 딸을 키우는 엄마의 생각이다.

친구들이 주변에서 흔히 말한다. "너 아기 키우는거 보니 참 보기 좋다. 나도 얼른 결혼하고 싶다. 애는 셋 낳을거야~"

"셋?? 낳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는 말이 절로 나온다. 20대 중반도 되기 전 엄마가 된 나는, 결혼은 충분히 자기 삶을 즐긴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말도 함께 전해주고 싶다.

이렇게 엄살 같은 하소연을 하는 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니다. 불행? 먼 이야기다. 그것만 해도 고맙다. 단지 한 가정의,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만 살기엔 아직 못 해본 일,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볼 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는다는 건 진실이다.

이렇게 말해도 결혼 안 한 아가씨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당신들도 결혼하고 애 낳으면...무릎을 칠 날이 있을 것이야~(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 `코미디 빅리그`, `황금거탑`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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