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금융은 '무슨'‥불행한 '新관치시대' 도래

김정필 부장

입력 2014-12-03 16:44   수정 2014-12-03 17:15

<앵커>
우리은행장 선출 파행과 관련해 新관치·서금회發 파장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KB금융 회장, 은행연합회장, 대우증권 사장 등에 이어 우리은행장 내정 논란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당국의 금융선진화는 헛구호에 그치며 구태가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현 정권 출범후 정부와 당국이 줄곧 강조한 것 중 하나가 금융의 선진화입니다.

세월호 사태 이후에는 낙하산의 전형인 관피아 척결 움직임 마저 일며 관가가 바짝 숨 죽이는 상황까지 이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대국민 담화
“우리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당국은 금융선진화, 금융의 삼성전자 등을 힘주어 말하는 한편 금융을 新가치 창출,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꼽으며 금융에 대한 역동성 부여, 감독 체계의 변화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장/은행권 현장 간담회
"금융권이 역동성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해.. 금융권 보신주의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감독 검사 시스템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 지" ”

제왕적 지주 회장을 일컫는 4대 천왕, 금융권 등 각계에 만연했던 ‘고·소·영’ 즉 특정 학교와 단체, 지역출신이 요직을 꿰차던 관행도 사라지나 싶었지만 이 역시 잠시.

보신주의의 온상으로 낙인찍어 금융사에 온갖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지배구조를 운운하며 금융CEO에 철퇴를 내리자 이제 특정 학맥의 인사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에 이릅니다.

KB지주 회장 인선중 하영구 전 행장의 내정설, 이후 내정이 불발로 돌아가자 LIG손보 인수 제동을 통해 이사회 압박 등은 관치의 비근한 예입니다.

하영구 전 행장의 낙마 후 각계의 반발 속에 장소까지 옮겨가며 국회의 날치기에 버금가는 절차를 거쳐 은행연합회장 선임을 강행한 것은 新관치의 전형으로까지 꼽힙니다.

수출입은행장, 최근 코스콤 사장과 대우증권 사장 등 특정 학교 금융모임 출신이 CEO를 독식하고 있는 것은 업계 안팎이 우려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최근 우리은행장 행추위 과정은 이 모임 출신 이광구 부행장 내정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유력 시 되던 현직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도록 하며 新관치와 서금회發 파행의 백미로 꼽힙니다.

당국은 포기 종용설을 부인하고 있고 이광구 부행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본인의 SNS 문구까지 삭제하며 내정설에 ‘모르쇠’로 일관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광구 부행장을 행장 단독후보 추대가 민망했는 지 복수후보를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최근 내정설 이후 대부분 확정으로 귀결된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평입니다.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정상적인 인선 시스템을 송두리째 무용지물로 만든 형국이라며 선진 금융을 외치는 위정자와 당국자들의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윤석헌 숭실대 교수
“열심히 공정히 해서 좋은 자리로 올라가야 되는데. 이러한 전통 수립돼야 한국 금융이 발전하지 중간에 이상한 압력 개입하면 질서 깨지고 금융 잘될 수 없다. 그게 큰 비용인데 사익과 공익 사이에 어떤 혼란 생기는 것”

금융선진화, 지배구조 개편 등을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기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 ‘내 사람 앉히기’를 합리적이라고 인식하는 것만큼 위험한 발상은 없지만 이를 너무 당연시 자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전상경 한양대 교수
“금융권에 영향력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생각 참으로 위험하다. 참 불행한 시대라는 생각이다”

관피아가 설 곳을 잃자 서금회로 통칭되는 특정 출신·보은인사가 만연하는 新관치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금융에 ‘선진화’, ‘삼성전자’, ‘창조’를 연결짓는 것 자체가 무색할 따름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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