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최태원 회장의 선택, 사장단 물갈이 ‘위기돌파 쇄신인사’

입력 2014-12-09 16:42   수정 2014-12-09 16:48

<앵커>

SK그룹이 오늘 2015년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계열사 사장들이 대폭 바뀌는 쇄신인사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산업팀 유은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SK그룹 오늘 인사의 핵심 내용 다시 짚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SK의 오늘 인사는 사장단 교체폭이 예상보다 훨씬 큽니다.

주력 계열사인 이노베이션과 텔레콤, 네트웍스, C&C의 사장이 모두 교체되는 파격 쇄신인사가 나왔습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주력 계열사 사장 모두를 바꾼 셈이 됐습니다.

한마디로 실적저하에 대한 따끔한 문책인사 그리고 위기극복을 위한 강력한 쇄신인사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다보니 임원진도 승진 30명, 신규선임 87명 등 그룹 전체적으로 모두 117명의 승진인사에 그치면서,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사장이 바뀐 에너지쪽 승진자는 계열사별로 서너명에 불과한 반면 호실적을 거둔 하이닉스는 무려 37명이나 승진자가 나와 대조를 보였습니다.

<질문2> SK그룹이 오늘 왜 이렇게 승진규모를 줄이고 사장단을 대폭 교체했다고 보시나요?

<기자>

SK그룹은 현재 최태원 회장이 구속 수감중입니다.

해서 경영은 스펙스추구협의회의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김 의장과 이 협의회는 오늘 재추대 되면서 ‘따로 또 같이 3.0’ 체제 2기를 맞게 됐습니다.

김창근 의장의 오늘 인사에 대한 공식 입장은 “경영환경 악화와 경영공백 장기화를 돌파하기 위해 전략적 혁신이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이를 주도할 리더십 쇄신이 절실했다”고 말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최태원 회장이 부재한 상태에서 실적이 나쁜 사람들은 문책이 불가피했고, 이런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 이런 인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현재 최태원 회장은 구속수감중이지만 면회는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그룹의 현안과 결정사항은 이런 면회를 통해 최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번 인사 역시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위기상황에 대한 최 회장의 강력한 돌파의지가 표출된 것입니다.

실제로 SK C&C는 주식회사 SK의 대주주로 최태원 회장이 32.9%의 지분을 갖고 있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인데, 여기 사장으로 최 회장의 마음을 잘 아는 박정호 부사장을 선임해 앞으로 SK C&C는 물론 그룹경영에서 최 회장의 그림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질문3> SK그룹의 오늘 쇄신인사를 다른 시각으로는 어떻게 해석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 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와 비교해서 보면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삼성이나 SK나 현재 실적위기를 맞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인사내용은 달랐습니다.

삼성은 조직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경고의 의미를 담았지만 SK는 전폭적인 물갈이 쇄신인사로 모든 조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었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 이런 차이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SK의 위기의식이 삼성 보다 더 강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수년간 부재중인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로 가다가는 그룹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SK그룹은 현재 에너지/화학 그리고 정보/통신 이렇게 두 핵심 사업체제로 운영중인데 사실 그룹의 모태는 에너지 화학입니다.

그런데 모태기업들은 실적에 죽을 쑤고 있고 새로 인수한 하이닉스만 호실적을 거두니 회장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또 다른 차원에서 보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상황에서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어 전면적인 물갈이 인사에는 이 부회장이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최태원 회장은 비록 옥중에 있지만 인사권은 사실상 행사할 수 있어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삼성과 SK의 인사내용을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질문4> SK그룹은 그럼 이번 인사를 계기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앞서 두 그룹의 대표 사업 운영체제를 둘로 표현해 드렸는데요,

에너지 화학분야에는 물갈이로 긴장감을, 그리고 정보통신쪽에는 지속적인 노력을 위한 기회를 주었습니다. (텔레콤 사장은 윤리경영위원장으로 자리이동, 하이닉스 사장은 유임)

서로 그룹의 대표 사업이 되기 위한 치열한 내부 경쟁이 예상됩니다.

그룹내에서는 앞으로 그래도 원래 맏형이 나은지 아니면 새로운 맏형을 탄생시키는 것이 나은지 앞으로 재밌게 살펴볼 대목입니다.

그리고 SK는 최근 윤리경영과 창조경제 사업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룹내 각종 부정부패를 척결해 깨끗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창조경제 등 새로운 신사업 창출로 새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SK텔레콤에는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한 조직들을 이번 인사를 통해 신설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오늘 단행된 SK그룹의 사장단 임원 인사 내용의 특징 자세히 살펴드렸습니다. 산업팀 유은길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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