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노출로 인지도를 올려보고자 하는 기획에 많은 매체들이 흔들렸다.
배우 노수람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레드카펫에 섰다. 주최 측의 말을 들어보면 계획되지 않은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입장했다.
주최 측의 한 스태프는 18일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노수람이 입장할 때를 봤다. 물론 초청자 명단에 없었다. `모르는 배우가 입장하고 있다. 누가 확인 좀 하라`는 무전이 계속 귀에 들어왔다. 그럴 때 레드카펫을 마친 천우희 뒤로 노수람이 따라 들어왔다"며 "노수람 주변에는 매니저도 없었다. 천우희가 리셉션장으로 안내되자 노수람이 천우희 뒤를 쫓아 리셉션 장에 들어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수박을 먹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스태프는 "그렇다고 리셉션장에서 내쫓을 수는 없는 일 아니냐. 그러다 리셉션장에 배우들이 많아지자 조용히 없어졌다. 나는 그래서 갔는줄 알았다"며 "스태프들에게 다 물어봐도 초청좌석에 노수람이 있지는 않았다. 일반 관람객석 2층이나 3층에서 관람을 하다 갔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튿날 노수람의 레드카펫 입장은 초청받지 않은 일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노수람 측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왜곡보도를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보도자료를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소속사 보도자료에서 이들은 "시상식에 초대받지 않고 레드카펫만 밟고 퇴장했다는 기사는 사실무근이다"라며 "왜곡 보도를 중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상식에 초대받지 않았다"는 것은 팩트이고 레드카펫만 밟고 퇴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무엇이 왜곡보도인지 불명확하다.
이들은 또 "배우 노수람은 레드카펫을 밟고 시상식장 안에 들어가 영화상을 관람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일 수 있다. 스태프의 말에 따르면, 배우 좌석은 아니더라도 일반인 관람석에 앉아 관람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배드보스컴퍼니와 청룡영화제 측은 접촉한 바는 없다"는 말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송 업계 지인으로부터 `청룡영화제` 초청을 받게 됐고 노수람 측은 청룡영화제를 준비하게 됐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주최 측 초대를 받지 않았는데 준비를 했다는 말이다. 방송업계 지인에게 초청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 엄마가 청룡영화상에 초대를 해서 갔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소속사 측은 "신인 배우가 초대받지 않은 영화제를 위해 오랜 시간 드레스를 제작하고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라고 반문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청룡영화상 관계자는 "잘 마무리된 행사에서 엉뚱한 부분의 일이 괜히 더 커질까봐 적극대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보도자료를 배포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노수람 측과도 통화를 했는데 잘못된 부분의 기사들은 모두 자신들이 정정 보도 및 삭제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공식입장 발표를 자제해달라고 부탁을 하더라.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소속사는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보도자료를 뿌렸고, 매체들은 행사를 주최한 주최 측에 확인도 없이, 지금도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TV 박성기 기자] musictok@blu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