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신화 꿈꾸는 ‘농구코트의 우생순’ 춘천 우리은행

입력 2014-12-19 21:55  

우리은행이 연승가도를 달리며 여자 프로농구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자료사진 = 춘천 우리은행 한새)


여자 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 한새의 거침없는 기세가 무섭다.

우리은행은 1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74-49로 완승을 거두며 개막 후 치른 1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수확했다. 14연승은 2007년 단일리그 전환 후 최다 연승 기록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2006년 겨울리그에서 작성한 팀 창단 최다인 12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경기만 더 이기면 2003년 여름리그에서 삼성생명이 수립한 리그 최다 연승인 15연승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우선 공동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DB생명을 19일 안방인 춘천 호반체육관으로 불러들여 타이기록을 노린다.

2위 인천 신한은행과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려놓으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힌 우리은행을 보며 성급하지만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사상 초유의 전승 우승 신화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전혀 허황된 기대는 아니다. 그만큼 우리은행의 경기력이 압도적이다. 선수들의 팀워크도 유기적이며, 조직력도 탄탄하다.

내친김에 신한은행이 2008-09시즌 작성한 한 시즌 최다 연승인 19연승도 노려볼 만하다. 23연승까지 간다면 신한은행이 2008-09시즌과 2009-10시즌 두 시즌동안 이룩한 기록도 이들의 몫이 된다. 한마디로 연승과 관련한 모든 기록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게 되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이런 가파른 연승행진이 더욱 놀라운 까닭은 이들이 ‘전통의 약체’였기 때문. 우리은행은 2008-09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네 시즌을 치르는 동안 승률이 18%에 불과한 구제불능 팀이었다. 155경기에서 거둔 승리가 겨우 28승이었다. 승리에 대한 집념보다 지는 일에 더 익숙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선수들도 패배의식에 찌들어 있었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 라인업이지만, 위성우 감독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코트에 서 있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임영희가 대표적이다. 임영희는 1999년 신세계 쿨캣(현 하나외환)에 데뷔할 당시만 하더라도 만년 기대주였다. 10년이나 후보생활을 해야 했을 만큼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리그를 평정하는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2013-14시즌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박혜진도 마찬가지다. 2008-09시즌에 입단한 박혜진은 제대로 된 가드가 없었던 팀 사정상 신인 때부터 주전가드로 경기에 나섰다. 이후 위성우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승부처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강심장을 부착하게 됐고, 한국 여자농구를 지배하는 간판선수가 됐다.

‘만년 꼴찌’에서 끝 모를 연승가도로 코트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춘천 우리은행이 과연 드라마 같은 승부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하지만 이들은 이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기까지 이룩해온 투혼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승리자다. 앞으로의 기록은 그들에게 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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