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브컬처 결산 ①] 2014 한국 서브컬처의 현주소

입력 2014-12-26 15:02   수정 2015-01-12 11:55



[한국경제TV 와우스타 웹컬처·서브컬처팀은 2014년 한 해 국내 서브컬처 문화 및 산업 전반을 짚어보고, 미래의 산업 추세를 살펴보기 위한 연속특집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전반적인 추세를 짚어봅니다.]

1998년 일본 문화 대개방 이후 한국에도 서브컬처라는 문화가 정식으로 소개 된 지 20년이 지났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소개되었으나 98년은 이러한 문화가 본격적으로 그리고 정식적으로 소개된 중요한 기점이었다.

하지만 일본 문화 대개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서브컬처는 20년 가까이 주목할만한 자생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였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장으로 인정 받을 만한 규모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변화가 일어나다...고스트 메신저 등 주목할만한 성과 보여

그러나 이러한 침체적인 분위기는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조금씩 바뀌면서 서브컬처도 시장경제의 일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우선 확산형 밀리언 아서를 기점으로 게임시장의 판도 변동이 감지된다. 테일즈샵에서 제작한 <방구석에 인어 아가씨>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노블엔진과의 소설화 협력 제작으로 폭풍같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쿠키런>의 경우에는 팬덤의 2차 창작이 정식게임에 반영되는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그 외에도 주요 모바일 게임 제작사 네시삼십삼분의 <회색도시>, 아울로그의 <재배소년> 과 같은 서브컬처 기반 모바일 게임이 주목을 얻었다.

이같은 새 바람은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근년 들어 일본 TV 애니메이션 혹은 <지오바니의 섬> 같이 논란이 가능할 만한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도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는가 하면 <고스트 메신저> 같은 국산제작 애니메이션도 주목을 끌게 됐다. 특히 고스트 메신저는 팬덤의 전폭적인 지지로 블루레이 두레제작에 성공하는 등 괄목할 만한 주목을 이끌었다.

서브컬처 음악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팬 행사도 활발히 열려

이같은 반전 분위기는 서브컬처 음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서브컬처 동인음악을 표방하는 많은 이들이 서브컬처 음악계에서 앨범을 출시하고, 라이브 행사를 진행하면서 서브컬처 음악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는 경향이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케이크스퀘어`나 `동네 페스타` 같은 동인&서브컬처 행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키면서 케미를 일으켰고 서브컬처 내에서도 다소 생소했던 서브컬처 동인음악이라는 장르에 대해 인정 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같은 파급효과는 한국 문화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13년 설립된 `스퀘어 뮤직`은 게임, 출판 등의 다양한 문화 산업 분야에서 서브컬처 음악을 상업적으로 안착 시킨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스퀘어 뮤직은 NC소프트 등 많은 게임 개발 업체의 프로모션 비디오 음악을 담당함으로써 서브컬처 음악이 단순히 소수 팬 중심을 대상으로 하는 장르음악이 아닌 게임 등 다소 대중적인 문화산업에서도 유효함을 각인 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러브라이브, 국제적인 인기에 한국도 덩달아 `인기`

또한 올해 국내에서 주목할만한 인기를 구가한 작품인 <러브라이브>는 폐교에 처한 학교를 구한다는 설정의 아이돌 프로젝트 작품으로, 현재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2010년 처음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13년에는 애니메이션 1기의 방영으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러브라이브 스쿨 페스티벌>의 등장과 국내 런칭은 많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많은 팬 행사가 열렸는데 그중에서도 국내 러브라이브 팬 콘서트인 스타트:대시([Start:Dash])는 2회를 진행하며 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서브컬처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는 안타까움으로 남아

하지만 서브컬처와 관련된 상당수의 규제가 아직도 해소되지 않는 점은 큰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 있다.

특히 모호한 법 조항으로 혼란을 주고 있는 `아동 청소년 보호법`(아청법)과 더불어 `게임중독법`, 현실과 괴리감이 큰 `총포화약 단속법`(총단법)의 모의총포 조항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다.

아청법의 경우 현직 판사가 문제를 제기할 만큼 법 조항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해당 판사는 "법 조항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고 모호해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게임중독법의 경우에도 게임이 중독을 미칠 만큼 유해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게임 탄압이라는 주장과 더불어 게임 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내 모의총포의 경우 칼라 파트가 없거나 출력이 0.2J 이상일 경우 단속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역시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규제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출력부분의 경우 영국·대만·홍콩 등의 해외는 1J 혹은 2J로 제한되어 있는 데 반해 국내의 규정은 0.2J로 지나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브컬처의 저변 확대와 기대

이러한 상황에서도 2014년 한 해 서브컬처계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으로는 한국 서브컬처 시장이 자생적으로 발전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의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서브컬처 산업이 자생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은 시장 수요에 따른 자생적인 힘으로 문화산업을 자라게 하는 것이 그 어떤 개입보다 최선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에서 우려하는 부분 역시 존재하나, 서브컬처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갖추고 있는 국가경쟁력 강화 등의 편익이 더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서브컬처 산업이 현재의 자생적인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20년 내로 한국의 서브컬처 문화도 다른나라 못지 않게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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