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대응 미흡' 대한항공‥조현아 결국 구치소로

`땅콩 회항`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밤 결국 구속됐습니다.

`땅콩 회항` 사건이 발생한지 25일만의 일입니다.

국민들을 분노케했던 `땅콩회항은` 지난 5일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발생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을 봉지째` 서비스 한다는 이유로 승무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어깨를 밀치는 등의 소란을 피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은 책임자인 박창진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습니다.

이미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출발한 이후였습니다.

이 사실은 대한항공 직원들의 내부 블로그에 익명으로 공개됐고, 8일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입장자료를 통해 사과는 커녕 "승무원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채 변명을 늘어놨고, 조 전부사장의 지적은 정당했다"고 밝혔습니다.


▲ 대한항공 사과문

이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조현아의 과실을 덮으려 승무원에 책임을 전가한다"며 성명을 발표했고, 조 전 부사장은 `마지못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10일 참여연대는 `항공법 위반`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조 전 부사장을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된지 하루만에(11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다음 날(1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까지 나서 국민들앞에서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전날 국토부 조사의 출석을 한차례 거부했던 조 전 부사장은 12일 국토부 조사에 출석하면서 폭행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처음듣는 소리"라며 부인했습니다.

그날(12일) 밤 박창진 사무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조현아의 폭언과 폭행사실에 대해 폭로하고, 대한항공과 국토부가 조직적으로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는 국토부와 대한항공 임원으로까지 확대됐습니다.

검찰은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모 상무에 대해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들에게 사건발생 최초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거짓사실을 강요한 혐의로 24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도 24일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와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국토부 김모 조사관은 대한항공 임원과 수시로 연락하며 조사과정을 전달한 정황이 포착돼 `비밀누설`혐의로 26일 구속됐습니다.

30일 법원은 조 전 부사장과 여모 상무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서울서부지법 영장담당판사는 "사안이 중하고, 사건 초기부터 혐의 사실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