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 힐미’ 황정음이 ‘지성앓이’를 시작했다.
지난 8일 방송한 MBC ‘킬미, 힐미’(극본 진수완/연출 김진만, 김대진/제작 팬엔터테인먼트) 2회에서는 도현(지성 분)과 리진(황정음 분)이 복잡한 인연으로 얽혀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에 슬슬 발을 담그는 모습이 담겼다.
극중 리진은 도현의 또 다른 인격인 신세기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눌려 어쩔 수 없이 데이트를 수락했던 상황. 하지만 왠지 모를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로비에서 기다리던 리진 앞에 나타난 사람은 세기가 아닌 도현이었다. 리진은 자신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는 도현을 황당한 마음으로 불러 세웠지만, 잘못된 첫 만남 탓에 리진을 과대망상증 환자로 알고 있는 도현은 “병원 생활 많이 힘드시겠지만, 부디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라는 뜬금없는 말과 함께 “죄송합니다”만 연발하며 사라져 당혹감을 더했다. 영문을 모르고 차인 꼴이 된 리진은 “뭐야, 나 지금 까인 거야? 아니 뭐 이런 허접스러운 멜로가 다 있어!”라며 절규했다.
무엇보다 도현에게 차인 충격과 동반되는 쪽팔림에도 불구, 리진의 머릿속에서 세기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 이상 징후들이 속속 나타났다. 먼저 리진은 갑작스럽게 변한 세기의 행동에 기막혀하며 이가 닳아 없어질 듯한 ‘분노의 양치질’을 감행했다. 또한 동료 의사들로부터 부킹하고 2시간 만에 차인 여자로 낙인찍히자 억울함에 치를 떨면서 “부킹 아니라고!”라며 포효했던 것. 그래도 리진은 무려 ‘메이드 인 이태리’의 진짜 가죽으로 만들어진 ‘귀한 재킷’을 돌려주기 위해 온갖 심적 갈등을 무릅쓰고 세기가 입력한 도현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휴대 전화가 꺼져있다는 야속한 안내 멘트만 들리자 리진은 “나 까인 거 맞네. 까였네”라며 휴지통에 재킷을 버렸다. 그러나 집을 찾은 리진의 차 조수석에는 세기의 가죽재킷이 쇼핑백에 담겨 고이 자리하고 있던 터. 리진은 “그래 이건 미련도 아니고, 기대도 아니야. 그저 아나바다 운동에 동참하려는 것뿐이야. 왜? 레자가 아니라 가죽이니까. 왜? 메이드 인 이태리니까”라며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에게 변명하는 모습으로 깨알 웃음을 안겼다. 이와 관련 리진이 도현이 아닌 세기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아슬아슬한 ‘7중 인격 로맨스’에 기대감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 말미에는 도현의 제 3인격인 페리 박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깜짝 재미’를 선사했다. 자신의 다른 인격인 세기로 인해 리진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현은 첫 이사회 참석이 코앞임에도 불구, 일부러 세기를 불러내 자초지종을 알고자 했다. 각오를 다진 도현은 사정하다시피 안 실장(최원영 분)에게 자신을 세게 때려줄 것을 요구했고, 안실장은 “그럼 한 번에 가겠습니다”라며 안경까지 벗고 어퍼컷을 날렸다. 순간 인격교대의 전조 증상이 나타났던 것.
하지만 불안함 반 기대 반 속에 등장한 인격은 기다리던 신세기가 아닌 제 3의 인물 ‘페리 박’이었다. 페리 박은 “이런 느자구 없는 놈의 새끼! 시방 니가 나를 때린 것이냐고!”라며 능청스러운 사투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과 기대감을 안겼다.
한편, ‘킬미 힐미’ 2회 방송 시청률은 전국기준 8.9%를 기록(닐슨코리아 기준), 소폭 하락한 수치를 보였으나 동시간대 시청률 2위 자리를 수성하며 쾌조의 첫 주 방송을 마쳤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킬미, 힐미’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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