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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쿠웨이트 1-0.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13일 열린 아시안컵 한국 쿠웨이트 경기에서 남태희가 전반 36분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
아시안컵 한국 쿠웨이트 1-0 한국 쿠웨이트
축구대회에서 적용되는 승점 3점의 묘한 매력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도 만들지만 이처럼 비교 우위를 느끼게 한다. 두 팀 모두 승점 6점을 나란히 따내며 사이좋게 8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한 팀은 8득점을, 나머지 한 팀은 겨우 2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런 한국의 경기력을 실속 있는 승점 챙기기로 봐야 하는가, 아니면 부실한 공격력을 시인해야 할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3일 오후 4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A조 쿠웨이트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남태희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단 두 경기를 통해 최소 득점으로 최대의 승점 효과를 얻어냈다. 외형상으로만 보면 보기 드문 실속형 팀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민망한 장면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후반전 4분만에 한국은 쿠웨이트의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알 마크시드에게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얻어맞았다. 아찔하게 날아온 그 공은 한국 골키퍼 김승규도 통과해 골문으로 빨려들어갈 것처럼 보였지만 아슬아슬하게 왼쪽 기둥을 때리고 나갔다.
한국이 비록 전반전 36분에 차두리의 멋진 측면 드리블-크로스를 통해 남태희의 선취골을 만들어낸 덕분에 이 경기를 결국 승리로 만들어냈지만 후반전 경기력은 오만과의 첫 경기와 크게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더 좋은 역습 기회가 많았으면서도 이를 세밀하게 살려내지 못한 것이다.
물론, 부진한 경기력에는 이유가 있다. 대회 준비과정부터 이동국-김신욱이라는 듬직한 골잡이를 부상으로 선발하지도 못했고 본대회 첫 경기부터 오른쪽 풀백 김창수와 이청용의 부상 악재가 겹쳤다. 그 중에서 이청용의 경우는 아예 귀국시켜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할 정도로 정강이뼈를 심하게 다친 것이다. 이제 남은 일정을 이청용 없이 치러야 하는 고민이 생긴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한국의 간판선수들 셋(골키퍼 김진현,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 날개 공격수 손흥민)이 감기에 심하게 걸려 쿠웨이트와의 이번 경기에는 아예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이 큰 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자기관리도 그렇고 피지컬트레이너의 관리능력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경기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솔직한 고백을 토로했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우승 후보가 아니다"는 발언을 구체적으로 했다.
이근호의 단독 기회 무산(30분), 후반전 역습과정에서 이근호, 이정협, 조영철 등이 결정적인 패스나 슛을 성공시키지 못한 무기력함은 수준 미달의 기술력으로 보일 뿐이었다.
한국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시드니에 있는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호주와 오만의 경기가 4-0으로 끝났다. 역시 개최국 호주는 우승 후보 0순위임을 입증하는 경기력을 자랑했다. 경기당 4골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선취골(27분)은 코너킥 세트피스, 두 번째 골(30분)은 중앙 미드필드 지역 월 패스, 세 번째 골(45+3분)은 오른쪽 측면 크로스로 얻은 페널티킥, 네 번째 골(70분)은 왼쪽 측면 역습 크로스에 이은 발리킥이었다.
이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공격 루트가 얼마나 다양하게 열리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후반전 중반에 터진 교체 선수 토미 유리치의 쐐기골 순간은 보는 이들의 눈도 즐겁게 만들어줄 정도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레키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뻗어가는 순간은 마치 과거 포르투갈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던 콰레스마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기막히게 휘어 날아간 레키의 크로스는 토미 유리치의 멋진 발리슛으로 완성되었다. 과정이나 마무리나 완벽한 호주 축구의 자랑이었다.
이러한 역습 스케일, 섬세한 패스 수준, 확실한 마무리 능력은 `이란, 일본, 한국` 등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는 다른 팀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경기력으로 보인다. 물론, 남아 있는 조별리그에서 또 다른 면을 보여줄 것이기에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호주는 두 경기 기록만으로도 다른 팀을 압도하는 중이다.
이제 호주와 한국은 오는 17일(토) 오후 6시 브리스번 스타디움에서 만나 A조 1위 자리를 다투게 된다.
※ 2015 AFC 아시안컵 A조 결과
★ 한국 1-0 쿠웨이트 [득점 : 남태희(36분,도움-차두리)]
- 13일 오후 4시, 캔버라 스타디움
◎ 한국 선수들
FW : 이근호
AMF : 김민우(76분↔이정협), 이명주(46분↔조영철), 남태희(86분↔한국영)
DMF : 기성용, 박주호
DF : 김진수, 김영권, 장현수(19분-경고), 차두리(70분-경고)
GK : 김승규
★ 호주 4-0 오만 [득점 : 맷 맥케이(27분,도움-세인즈버리), 로비 크루즈(30분,도움-마시모 루옹고), 마크 밀리건(45+3분,PK), 토미 유리치(70분,도움-레키)]
- 13일 오후 6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시드니
◎ 호주 선수들
FW : 로비 크루즈, 팀 케이힐(51분↔토미 유리치), 레키(77분↔토미 오어)
MF : 맷 맥케이, 밀리건, 마시모 루옹고(51분↔마크 브레시아노)
DF : 데이비슨, 스피라노비치, 세인즈버리, 프라니치
GK : 매트 라이언
◇ A조 현재 순위표
1 호주 6점 2승 8득점 1실점 +7 *** 8강 진출 확정!
2 한국 6점 2승 2득점 0실점 +2 *** 8강 진출 확정!
3 쿠웨이트 0점 2패 1득점 5실점 -4
4 오만 0점 2패 0득점 5실점 -5
◇ A조 남은 경기 일정
☆ 한국 - 호주 (17일 오후 6시, 브리스번 스타디움)
☆ 쿠웨이트 - 오만(17일 오후 6시, 뉴캐슬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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