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 15년만에 최고치 경신.. `카드대란` 2004년 실업률보다 높아
[한국경제TV 최경식 기자]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0%로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9.0%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기준이 바뀐 1999년 이후 최고치이면서 전년에 비해 1%p 증가한 것이다.
청년 실업률은 2012년(7.5%)까지는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2013년(8.0%)부터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급기야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2009년 실업률(8.1%), 그리고 카드 대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2004년 실업률(8.3%)을 넘어서서 청년 실업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새삼 환기시켰다.
아울러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전년 대비 0.4%p 증가한 3.5%를 기록했으며 실업자는 93만7000명으로 13만명(16.1%) 급증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실업률이 증가했다고 고용시장 상황이 악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오히려 경기가 살아나고 구직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전체 실업률이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비경제활동 인구가 고용시장에 대거 편입되면서 취업률 상승과 동시에 실업률 또한 높아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12년 만에 취업자 최대 증가.. 그러나
지난해 취업자 수는 12년 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53만 3000명 증가한 2559만9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취업률 수치다.
그러나 이 중에 청년 취업자는 고작 7만 7000명 상승에 그쳤고 청년층 고용의 질 또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를 보면 청년 취업자의 19.5%(76만 1000명)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아울러 일시적으로만 근무하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그만둬야 하는 직장을 가진 청년 비중은 34.8%에 달했다.
특히 1년 이하 계약직 청년 취업자 비중은 2008년 11.2%에서 매년 증가해 급기야 2011년에는 20.2%가 됐고, 이 비중은 4년째 20%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계약기간 없이 정규적으로 근무하는 직장에 취업한 청년은 전체 청년 취업자의 62.1%(242만명)였지만, 청년층 3명 중의 1명은 여전히 고용이 불안정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악화하는 청년 실업률, 악화하는 청년 고용의 질.. 해법은?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15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하고 설사 취업했다 해도 (청년층 3명 중의 1명이)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 및 계약직을 전전한다는 것은 극심한 사회적 병폐가 아닐 수 없다.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청년들이 최소한의 취업환경과 고용의 질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그들의 잠재성은 채 피워보기도 전에 사장(死藏) 당하고 말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내세우는 `창조경제` 기조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국가 경쟁력에도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악화하는 청년 실업과 고용 실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적극 논의되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한 연구위원은 "현재의 청년 실업과 고용의 질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같은 임시방편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한다"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질 좋은 정규직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과 독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비정규직 채용 시 일정 기간 경과 후에 정규직 전환으로의 보장 등을 법적으로 검토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