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무분별한 표현의 자유 반대 여론 확산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현지 일간지 르몽드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표현의 자유와 동의어가 돼 버린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구호를 바꿔 타 종교를 모욕하는 자유까지는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담은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도 등장했다.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이후 14일 처음으로 낸 `생존자 특별호`에서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만평을 표지에 실으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은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나는 이슬람교도가 아니라 `내가 샤를리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학교의 이슬람 친구들은 이를 모욕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이슬람 친구들이 테러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들은 `내가 아흐메드다`고 말하고 싶어하며 나는 그들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아흐메드 메라베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 쿠아치 형제에게 살해된 경찰관으로 이슬람교도였다.
이슬람 머리 가리개를 한 파리 디드로대 여학생도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규제돼야 한다"며 "신성한 영역을 건드리면 상처를 주고 만다"라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필리핀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타인의 종교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레퓌블리크 광장을 출발해 나시옹 광장까지 3㎞에 이르는 거리를 행진했으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34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선두에서 행진을 이끌었다. 이날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전국에서 동시에 규탄 대회가 열려 역대 최다인 37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프랑스 정부는 추산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페이스북에는 "내가 샤를리다"는 주장에 대항해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퍼져 나가고 있다.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샤를리 에브도가 상징하는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테러로 목숨을 잃은 만화가들에 대한 증오 섞인 메시지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테러를 비난하지만 샤를리 에브도의 무한한 표현의 자유에도 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샤를리 에브도의 창립 멤버도 테러로 사망한 이 잡지 편집장이 과도한 도발로 동료를 죽음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샤를리 에브도 창간에 참여한 기자 앙리 루셀은 주간지 르누벨옵세르바퇴르 기고문에서 과거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잇달아 실은 것을 두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는데 (편집장) 샤르보니에는 일 년 뒤 또 그렇게 했다"고 비판했다.
루셀은 "무엇이 그가 팀을 과도한 도발로 이끌게 했는가"라고 한탄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2011년 `아랍의 봄`과 관련해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표지에 실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2012년에는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을 게재해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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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