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팻 테일 리스크…'스위스발프랑코겟돈'

입력 2015-01-19 10:35  



[굿모닝 투자의 아침]


지금 세계는
출연: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Q > `최저환율제`란
최저환율제는 환율에 하단선을 설정하는 것이다. 보통 환율의 하단선을 설정할 때는 균형 가격보다 높게 설정해야 의미가 있다. 스위스 입장에서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스위스 통화가 고평가되는 것이다. 6년 전 금융위기와 3년 전 유럽의 재정위기 이후 스위스 프랑화가 미 달러보다 안전 통화로 각광을 받았었다. 이런 측면에서 환율을 시장에 맡겨놓으면 그대로 떨어지는 유로화에 대해 스위스 프랑화가 고평가가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스위스 경기는 수출의 비중이 50%를 차지한다. 이렇게 자국 경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이 스위스 경기 고평가로 인해 시장에 방치할 때는 그만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럽 재정위기와 금융위기에 따른 피해를 경우에 따라 안전통화 국가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일본도 엔화가 갑작스럽게 안전통화로 가다 보니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안전통화의 저주가 일본의 엔화보다 더 크게 걸리는 것이 스위스 프랑화다. 따라서 스위스가 더 고평가되지 않도록1유로에 1.20스위스 프랑화로 최저 하단선을 설정한 것이 최저환율제다.


Q > 최저환율제 포기 충격 `프랑코겟돈`
특정 연도에 예상치 못하게 배추가 풍작이 됐을 때 시장에 맡겨놓으면 공급이 증가하고 수요는 감소하다 보니 시장 가격은 많이 떨어진다. 농민 입장에서 폭동이 일어날 수 있어 그해 균형 가격보다 높게 최저 가격을 설정한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는 것을 초과공급분이라고 한다. 초과공급분을 정부에서 사줘야 결과적으로 최저가격제가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스위스 국내 외환시장에서 스위스 프랑화 매기가 높고 그만큼 유로화는 버리다 보니 유로화가 약세가 돼서 수요가 줄어드는 상태로 시장에 맡겨놓으면 그대로 균형 환율이 떨어지게 된다. 스위스 입장에서는 농민의 피해처럼 고평가로 수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돼 수출을 못하게 되는 환경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환율을 시장에서 형성되는 것보다 높게 형성하면 시장에 비해 스위스 프랑화가 저평가를 유지하고 수출업자도 정부의 최저 환율제로 보호받게 된다. 그동안 최저환율제를 유지하기 위해 남아도는 유로화를 스위스 중앙은행에서 사야 했다. 이로 인해 스위스의 재정적 부담이 커졌다. 즉, 22일 유럽 중앙은행에서 돈을 푼다면 앞으로 유로화는 더 약세가 되어 스위스 중앙은행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최저환율제를 포기한 것이다.


Q > 일각의 러시아 음모론, 배경은
최저환율제를 설정했을 때 스위스 중앙은행의 부담이 증가하려면 시장에서 형성되는 환율을 더 고평가시켜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가 서방과의 갈등이 있을 때 푸틴 대통령의 권력계층이 스위스 프랑화를 많이 매입하면 스위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를 더 던지게 돼 환율이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스위스의 고평가 정도가 심해져 부담이 늘어나는 스위스 중앙은행 에서 당초 예상보다 빨리 유로화를 던지게 된다. 결국 유로화 약세가 더 가시화될 때는 유럽 통합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서방과 유럽과 러시아 간의 갈등 문제에 있어 유럽이 강경한 자세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 유리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음모론이 작용한 것이다. 외형상 러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 프랑화를 산 것은 맞지만 음모론과 결부돼 서방과의 갈등에서 러시아의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Q > 최저환율제, 스위스 수출, 경기 타격
최저환율제가 끝난 이후 단기적으로 지난 토요일 시장이 안정됐더라도 이 문제가 누그러진 것은 아니다. 스위스 주가가 계속 떨어지며 충격을 받고 있다. 최저환율제는 중앙은행의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농민들을 보호하는 최저가격제를 추진했는데 정부의 재정 부담이 증가했다고 갑작스럽게 포기하면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 향후 스위스 정밀기계, 제조업의 수출 경쟁이 악화되어 경기 수출에 영향을 받게 돼 주가가 계속 떨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스위스 프랑화가 고평가된다면 유럽의 자금들이 스위스로 들어오게 된다. 스위스에서 외국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폭을 늘리게 되면 그만큼 금리차가 스위스 고평가에 따라 자금이 들어오는 부분을 막을 수 있다. 반면 국내 업자들의 예금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감소폭을 상당 부분 줄이면 대내적으로 예금 금리의 차별화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저금리로 금리차에 의해 스위스 중앙은행처럼 자금을 억제시키는 것보다 환차익이 더 크다. 따라서 스위스 중앙은행이 사전 조지를 취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환차익이 나오게 돼 외국 자본이 많이 유입될 것이다. 이로 인해 스위스 프랑화는 더욱 고평가되어 수출, 경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Q >유로존에 미칠 여파는
22일 유럽 중앙은행에서 대규모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다면 글로벌 증시 입장에서는 호재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상당 부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최저환율제 유지를 위해 매입한 유로화 부분을 써야 하는데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은 국채 매입을 통해 돈을 푸는 것이다. 그동안 유럽 시장에서 스위스 중앙은행이 큰 손 역할을 해왔는데 최저환율제 유지를 위해 매입한 유로화가 적어 큰 손 역할 비중이 떨어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22일 유럽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을 위한 양적완화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여 22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도 스위스의 최저환율제 포기와 관련해 앞으로 주목해서 바라봐야 할 사항이다.


Q > 최저환율제 포기로 유로약세 빨라져
최저환율제 포기로 인해 유로화의 약세는 빨라질 것이다. 유로화의 약세가 빨라지면 유럽의 수출,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그동안드라기 총재가 제로금리 정책을 추진하고 돈을 푼 배경이다. 또한 회원국 입장에서는 유로화 약세가 빨라진다면 유로의 경기, 수출 혜택을 그리스를 비롯한 국가들이 혜택을 더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그렉시트가 우려되는데 이런 부분을 상당 부분 완화시켜줄 수 있다.


Q > 최저환율제, 중앙은행 신뢰가 전제
최저환율제는 중앙은행이 개입해 신뢰에 따라 유지되는 것으로 중앙은행이 설정해 놓고 부담이 된다고 포기한다면 여기에 따라 이해관계가 발생하게 된다. 지금은 신용화폐 사회로 중앙은행의 신뢰는 생명과도 같다.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2012년유럽 재정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에서 돈을 푸는 문제로 중앙은행의 신뢰에 많은 균열이 생기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중앙은행보다 더 신뢰가 높은 곳이 스위스 중앙은행이었다. 이렇게 신뢰가 높았던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포기한다면 중앙은행의 신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또한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신용화폐 사회의 기본 틀이 깨지게 되어 앞으로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Q > 정책당국 진단과 달리 국내시장 충격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최저환율제 포기 이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약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런 분석은 맞지만 실제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900선이 붕괴됐다. 연초 올해 코스피지수 1,900선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무너졌다. 환율도 원/달러 환율이 일부에서는 1,120원 갈 때 앞으로 달러를 더 매입하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1,070원대로 내려갔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져서 그만큼 충격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 시장이 네거티브인데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국제 외환시장에서 원화가 고평가돼 해외 시각에서는 플러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똑같은 최저환율제에 대해 증시와 외환시장의 반응이 다르다. 이는 그만큼 우리의 경제 구조가 대외 환경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측면에서 금리를 떨어뜨리고 돈을 많이 풀어야 한다. 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시스템을 깨끗하게 만들어 대외 환경의 완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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