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동안 사용하지 않아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통장의 ATM 출금 한도가 하향 조정되고 의심 계좌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지급을 정지하는 안이 추진되는 등 당국과 금융권이 각종 금융사고의 근원인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총력전에 나섭니다.
이는 최근 금융고객 본인도 모르게 통장에서 현금이 인출되는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피싱과 대출사기 등 대포통장이 금융사고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22일 금감원은 온갖 금융사기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는 대포통장이 그동안 지연인출과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 등 각종 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피싱사건을 기준으로 할 때 4만5천건으로 전년대비 16.3% 증가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대출사기와 연계된 대포통장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대포통장은 8만4천여건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최근 현황을 보면 기존에는 대포통장이 농협단위조합과 우체국, 증권사를 중심으로 많이 개설됐었지만 최근들어서는 은행권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기존에 대포통장 개설에 취약했던 농협과 우체국, 증권사에 대한 감독·지도 강화, 의심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그 이후에는 새로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아닌 기존 통장을 활용한 대포통장이 증가하는 등 여타 은행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체 대포통장중 은행권 비중은 지난 2013년 41.7%에서 2014년 상반기 36.1%, 2014년 하반기 60.9%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은행권 비중이 크게 증가해 지난해 말인 12월에는 76.5%까지 급증하는 등 심각한 지경입니다.
반면, 농협단위조합과 우체국, 증권사의 대포통장 비중은 2013년 53.5%에서 2014년 상반기 55.5%, 2014년 하반기 21.3%로 크게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은행별로는 기존에 대포통장 발행에 취약했던 은행중 하나인 농협은행의 대포통장 비중이 2013년 17.8%에서 2014년 상반기 12.9%, 2014년 하반기 2.5%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농협은행을 제외한 은행권 비중은 2013년 23.9%에서 2014년 상반기 23.2%, 2014년 하반기 58.4%로 크게 증가하고 있어 농협은행을 제외한 전 은행에서 대포통장 발생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최근 대포통장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은행과 새마을금고연합회 등 주요 금융사들과 고위급 임원 회의를 개최하고 대포통장 증가 원인 분석, 개선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최근 은행권과 주요 금융사들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자체 대책 수립과 이행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은 대포통장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는 오래동안 사용하지 않은 통장의 ATM기 거래시 현금인출 한도를 현행 600만원에서 추가적으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추진중입니다.
이와함께 피해신고 이전 단계에서의 입금은행과 송금은행을 연계한 의심계좌에 대해서는 일시 지급정지를 하도록 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민원평가시 대포통장 의심거래에 대한 계좌개설 거절 등으로 인한 민원 제외를 명문화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이밖에 대포통장 개인 명의인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비대면 인출거래 제한과 1년간 신규계좌 개설 금지 등 금융거래 제한 대상을 법인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대포통장을 악용한 금융사기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통장 양도나 대여, 전달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 대포통장 명의인으로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고 각종 금융거래 제한조치를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어 "대출을 받기 위한 경우나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예비 구직자 등을 대상으로 통장을 양도하라고 요구하는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고 이같은 경우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사기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일절 이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은 사례에 해당되는 경우에나 통장을 양도 했을 시에는 즉시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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