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돈, 정치·경제이야기 26…트리클다운 효과

입력 2015-03-02 09:30  

경제학에서 <트리클다운효과>라는 말이 있다.


와인 잔에 와인을 따르게 되면 처음에는 탁자가 젖지 않지만 와인을 계속 따르게 되면 넘치게 되고 결국 테이블 주변을 적시게 되는데..."넘쳐흘러 주위를 적시는 현상"...이것을 트리클다운 효과라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풀어보자면 “내가 잘되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콩고물이 떨어진다...”라는 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넘치는 와인이 곧 콩고물인 것이야.


트리클다운 효과에 방점을 둔 경제학을 따로 <적하경제학>이라고 한다.



전에 잠깐 이야기 했었지만 미국 경제학의 핵심은 <캘비니즘>...즉 기독교가 영향을 준...이른바 <적하경제학>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콩고물 경제학>이라고 볼 수 있지...



이는 배분에 대한 색다른 견해를 보여주게 되는데..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공평한 배분>에 대한 정의는...<죽어라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적하경제학이라는 것은 일을 더 많이 한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것을 공정하다고 보는 것이고...그것이 궁극적으로 전체를 부유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더 큰 보상을 추구하기 위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게 되고 광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슈퍼리치가 더 많아지게 되면 그 사람들이 떨어뜨리는 콩고물이 많아지게 되어 경제가 더욱 윤택해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럽의 경제학은 전혀 다르다.


<개신교>가 미국에 영향을 주었다면 유럽은 <카톨릭>사상이 근저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은 사회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하지?


이는 열심히 일한 사람이나 적당히 일한 사람에 부의 편차가 미국에 비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1년 12달을 꾸준히 일한 사람에 대한 보상이나...1년 중 절반은 일하고 절반은 쉰 사람 간의 보상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지.
얼핏 보면 공산주의 같지만 근본이 다르다.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의 근저에 깔린 사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보자.



<성당>이나 <교회>에 가면 <헌금>을 내지?


기독교에서는 목사님이 인도를 잘 하셔서 교회가 부흥이 잘 되면 그 목사님은 더 큰 집에 살 수도 있고 더 좋은 차를 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목사들에 의해 교회는 더욱 부흥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식 경제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천주교에서는 신도들에게 받은 헌금은 일단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지게 되고 그 교황청에서 다시 재분배하게 되는데..잘하시는 신부님이나 못하시는 신부님이나 그 결과를 따지지 않고 공평하게 배분하는데...유럽의 경제학은 이렇게 천주교식 배분이라고 하는 흐름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



좀 더 현실적인 예를 들어보면...


영국의 CEO의 보수는 근로자 평균의 22배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CEO는 170배나 된다. 그러니까...일반 근로자가 평생 먹지 않고 벌어도 CEO 6개월 월급도 안 된다는 것이지...


그것도 기업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지, 앞으로 <최고의 두뇌가 찾는 직업>편에서 말해주게 될 미국의 <제임스 시몬스>와 같은 헤지
펀드 매니저는 수조원의 연봉을 받았었다. 당시에 삼성전자 의 연간 순익이 10조가 채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회사의 반년 치 순익을 달랑 한 사람이 냈다는 말이지...그것도 매~~년 빼 놓지 않고 말이다.


그는 한 해 4조원이 넘는 돈을 번적도 있었는데...4조원이라면 러시아의 툰드라 지역이 목초지였던 시절부터 너는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고도 한 푼 안 쓰고 모아야만 만질 수 있는 돈이다.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무한대의 보상...이것이 미국식 적하주의의 전형을 볼 수 있는 케이스지...



물론 적하주의가 좋은지...아니면 노력한 사람이 번 돈을 덜 노력한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는 유럽식 경제원리가 더 좋은지에 대한 판단은 너의 몫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우리나라는 미국식 적하주의가 적용되고 있는 나라에 가깝다는 것이고...너의 인생에 전략수립도 적하주의 경제에 맞게 세워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언제나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는거다...


즉 네가 만약 우리네 경제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희가 유럽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하지만 이 나라를 사랑한다면...이곳에서 적용되는 적하주의를 인정해야만 한다.


국가에서 세금으로 분배하는 것으로는 충분한 부의 분배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이 나라 부자들이라면 당연히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서 부의 배분에 힘써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인 셈이지...


또한 <적하주의>라는 어원...즉 차야 넘친다는 의미에서 볼 수 있듯이...이 나라에서는 광적으로 일해서 너의 잔에 먼저 와인을 채우는 것이 바람직한 경제관이 될 것이다.



설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시 처음에 거론했었던 한국식 기부문화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김장훈 씨는 너무도 훌륭한 분이다.


하지만 그 분은 기부의 방법은 조금은 위태롭게 생각된다.


유럽에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기부해도 노후를 국가에서 보장 받을 수 있다지만...여긴 그렇지 않다.


지금은 젊은 인기 가수로서 충분한 능력이 된다지만...인기가 줄어들면 그의 선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있는 거 없는 거 탁탁 털어서 돕다가 우리의 영웅이 말년에 궁핍해지기라도 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몹시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의 선행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비록 작지만 그녀의 자산이 계속 증가하는 한 그 선행의 크기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럼...결론을 내보자.



우리나라는 <적하경제학>...즉 <콩고물 경제학>이 적용되는 나라에 속해있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부자들이 번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강제로 배분하는 유럽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부의 형성과 분배에 대해서 유럽식이 아닌 미국식 사고에 따라야 한다.



첫째...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어도 미래가 충분히 보장되지는 않기 때문에 먼저 자신의 잔을 충분히 채울 것을 권고한다.



둘째...자신의 잔을 모두 채웠다면 스스로 부의 배분에 신경을 쓰는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부자로서의 의무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그들의 부를 자발적으로 기부했던 <버핏>이나 <게이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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