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면역치료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면역세포의 사령관인 수지상세포를 활용한 암 치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4일 일본에서는 신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전이∙재발암 치료병원인 아베종양내과 아베 히로유키 이사장이 게이오 프라자호텔에서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는 다가 신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결과’를 학술발표 자리에서 공개했다.
아베 이사장에 따르면, 표준치료와 병행한 환자에게서는 74.4%의 효과를 보았으며 표준치료를 할 수 없는 전이∙재발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가 신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를 한 결과, 진행성 폐암환자 22명 중 15명에서 효과가 나타났으며 진행성 대장암환자 32명 중 19명, 진행성 췌장암 환자 42명 중 18명에게서 암 치료 효과를 얻었다.
아베 이사장의 발표에 따르면, 인체 내 암세포가 발생하면 이를 발견하고 살상하는 항암기능이 작용한다.
이때 암세포 살상은 킬러T세포가 담당하며, 이 세포는 면역세포의 사령관인 수지상세포가 존재하지 않으면 그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수지상세포는 암의 표시인 항원을 기억해 림프절로 이동함으로써 킬러T세포에게 항원의 정보를 전달하여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지시하기 때문이다.
아베 이사장이 말하는 암 면역치료의 핵심은 바로 이 수지상세포에 있다. 수지상세포는 림프계와 코, 폐, 장기 등에 소량 존재하는데, 전체 면역세포의 1% 이하, 정맥혈액의 0.1% 미만 존재한다. 이 때문에 소량채혈로는 수지상세포 치료를 할 수 없어 2~3시간에 걸친 긴 채혈과정을 거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베 이사장은 지적했다.
아베 이사장은 “기존 치료는 1~2종류 펩타이드만 사용됐고 WT-1도 단쇄 펩타이드 일부만 사용하여 물리적으로 결합된 항원이 떨어지고 세포를 동결보관 후 사용하거나 정맥으로 투여해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문제점도 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것이 아베종양내과의 다가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다. 의료법인 박심후생회의 아베종양내과는 2002년부터 환자의 개인별 특성을 고려해 암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지난해 7월 11일 수지상세포 백신제조법에 대한 특허권(특허제5577472호)을 취득한 바 있다.
아베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다가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는 약 25ml의 소량채혈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와 항원검사, 종양표지자 검사 후 개인 맞춤형 펩타이드(암항원)를 4~5개 추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하는 펩타이드는 장쇄(長鎖)라 항암 작용기간이 6개월 정도로 길고, 써바이빈을 비롯해 MAGE-A3, NY-ESO-1, GV1001, NEW WT-1, MUC1, CEA, CA125 등 다양하다. 이중 GV1001은 국내에서도 췌장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것으로, 2014년 9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식 허가했다.
암세포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같은 환자의 암세포라 해도 표면에 제시되는 항원이 다르다. 암세포의 이런 다양성에 대항하기 위해서 다양한 항원에 일치되는 킬러T세포와 이를 지원하는 헬퍼T세포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베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다가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는 “킬러T세포와 헬러T세포가 활성화되고 암의 재발을 억제하는 메모리T세포도 활성화되어 치료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이사장은 ”암백신을 어느 부위에 주사하는지도 대단히 중요한 데 림프절 부근 외에 다른 부위에 주사하게 되면 치료 효과가 약하다”면서 “림프절 부군에 피하주사하면 암백신은 림프절로 이동하게 되며, 이 림프절은 수지상세포와 T세포가 암 정보의 정보교환이 이뤄지는 장소다”고 전했다.
아베 이사장은 오는 5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제20회 국제개별화 의료학회를 통해 임상치료결과를 추가 발표한다는 계획이며, 국내서는 ㈜선진바이오텍이 아베종양내과와 공동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