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조재현 박혁권, 20년 관계의 파탄 분노와 원망의 재회

입력 2015-02-10 07:49  



20년 관계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이태준(조재현)과 조강재(박혁권)의 완벽한 결별을 그리며 뜨겁게 요동쳤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이태준이 기업으로부터 헌납 받은 270억 원을 조강재에게 뒤집어씌웠다가 분노한 오른팔 조강재로부터 뜻밖의 진실을 듣고 폭발하는 내용이 그려졌는데, 기나긴 시간을 함께 해 온 끈끈한 파트너십이 쪼개지는 과정인 만큼 둘의 이별은 그야말로 극적이고도 충격적으로 그려져 눈을 뗄 수 없었다.

‘이태준바라기’로 살아오며 궂은일을 도맡아 했지만 CCTV 속 사라진 10분으로 인해 배신자로 오해 받은 조강재는 억울한 마음에 박정환(김래원)과 손을 잡았고 그 길로 이태준의 급소를 찔렀다. 경찰 체포 당시 자신이 건넨 8000만 원이 이태준의 주머니에서 나온 270억 원 중 일부이며 이는 세진자동차 전 연구원 살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는 충격 발표를 해버렸기 때문. 270억 원 유용혐의를 덮으려다 더 큰 범죄사실까지 발각당한 이태준의 자충수였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약과에 불과했다. 이태준에 대한 분노와 미움, 억울함의 감정으로 똘똘 뭉친 조강재가 자신이 이태섭(이기영)의 자살을 종용한 사실을 밝히며 이태준을 도발한 것. 삶의 이유였던 형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에 이태준은 휘청거렸고, 그때부터 무서운 보복 또한 시작됐다.

“사람을 죽였으면 그게 누구든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태준은 270억 원 유용혐의에 이어 세진자동차 전 연구원 사망 사건까지 합쳐 증거들을 조작했고, 수사의 칼끝은 조강재를 향했다. 당시 신하경(김아중)을 범인으로 몰기 위해 조강재가 지워버렸던 CCTV는 이제 조강재가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복원해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조강재는 결국 체포됐다. 취조실에서 이태준과 다시 재회한 조강재는 “20년을 모셨다”며 매달렸지만 돌아오는 건 불꽃같은 따귀 세례뿐이었다. 이태준과 조강재 사이 충복과 심복으로 지낸 지난 20년 관계가 파탄 나는 순간이었다.

이 같은 모습은 캐릭터에 섬세한 숨결을 불어넣는 배우 조재현과 박혁권의 명연기로 완성됐다. 형의 자살에 얽힌 진실에 오열하다 칡뿌리를 뜯으며 맹수의 눈빛을 띄는 조재현의 흡입력 강한 연기와, 억울함에 아이처럼 칭얼댔다 두 눈 가득 모멸의 눈빛을 띠고 분노의 감정을 쏟아내는 박혁권의 섬세한 연기는 이날 ‘펀치’에 또 하나의 명장면을 추가시키며 두 사람의 행보에 마지막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

한편 ‘펀치’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인생의 빛이 되어준 한 여자를 향한, 세상과 작별하는 한 남자의 뜨겁고도 절절한 마지막 사랑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박경수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와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최명길, 박혁권 등 배우들의 명연기에 힘입어 시청률 1위를 달리며 호평 속에 방송되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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