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호구의 사랑' 나만 바라보는 순정남, 꿈꾸지 않나요?

입력 2015-02-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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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캐릭터가 나타났다. 연애도 기술이 필요해진 요즘, 첫눈에 서로에게 바라는 그런 사랑을 꿈꾸는 이 남자. 소위 말해 ‘호구’라 불린다.

바보같아 보이지만 어쩐지 응원해주고 싶어지는건, 우리가 계산 없는 연애를 바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지난 9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서는 연애기술 제로 모태솔로 강호구(최우식)의 ‘호구’같은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강호구는 여자 친구라 생각했던 후배와 도시락을 싸들고 공원 데이트에 나섰다. 그녀는 은근 슬쩍 손을 잡고 팔짱을 끼며 호구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허나 그녀는 “우리 오빠가 데리러 온다고 했다”는 말로 의문을 자아냈고, “우리 오빠, 남자친구”라는 대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문자하고 영화보고 밥도 먹고 술도 먹었지만 사귀는 게 아니었다. 공원에 김밥까지 싸들고 나왔으나 연애는 아니었다. 심지어 썸녀 뒷바라지까지 해준 강호구를 친구들은 진정 ‘호구’라 불렀다.

썸도 연애도 아닌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꿈꾸던 강호구는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자신의 첫사랑 도도희(유이)를 우연히 발견하고 용기내 말을 걸어보려 했으나 역시나 실패.

그렇게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던 도도희와 동창회에서 재회한 강호구는 자신을 알아보는 도도희에 가슴이 설레고,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어찌할 줄을 몰랐다.


헤어지기 전에도 “바다 보고 싶다”는 도도희에게 “지금 가면 엄청 춥다. 깜깜해서 아무 것도 안 보인다”며 애 호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던 강호구는 생애 첫 신호 위반과 함께 “바다보러 가자”고 제안하며 본격적인 로맨스의 시작을 알렸다.

순정남 강호구는 ‘서로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수많은 사람들 중에 단번에 서로를 알아보는, 신호등 볼 정신도 없이 서로의 눈동자만 보고 눈동자만 믿고 차도에 뛰어들듯이 질주하게 되는’ 그런 사랑을 꿈꾼다.

‘썸’과 밀당이 보편화되며 이미 사랑은 기술이 되어버렸고 연애의 횟수, 함께한 날짜가 중요해진 이 시대. 강호구의 사랑 방식은 말 그대로 ‘호구’ 취급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직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기술도 계산도 없이 순정을 다 바치는 ‘호구’의 사랑이 어릴 적 한번쯤 꿈꾸던 그런 로맨스가 아닐까. ‘호구’의 사랑이 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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