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최경식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차 터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미 `고복지 사회`가 시작됐다"라고 밝히며 새로운 복지제도 신설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회의 일정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고복지 스타트가 되어있지만 성숙이 덜 돼 현재 지출수준이 낮은 것"이라고 전제한 뒤 "새로운 복지제도를 신설하자는 것은 `미스리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OECD 평균 복지수준을 들어 현재 한국의 복지 수준이 미미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최 부총리는 "OECD는 복지를 시행한지가 50년, 100년 됐기 때문에 다 큰 어른과 어린이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면서 현재 한국의 평균 복지 증가율(12%)이 OECD 평균 복지 증가율(6%)의 두 배나 되기에 조만간 OECD 국가들 수준으로 복지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의 복지규모가 아직은 작고 미미하지만 복지의 질적수준과 잠재적 성장세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증세와 복지 구조조정 문제는 국회차원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는 "증세 문제와 복지를 줄이는 문제는 국회의 컨센서스(합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국론만 분열될 것이기에 이에 대한 고민을 사회적으로 해보는 것 자체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증세와 복지 문제는 공론장에서의 토론과 수렴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또 다른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근로소득세수와 법인세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일반 국민들이 부담하는 근로소득세수는 증가하는데 반해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수는 감소하는 이른바 `세수 불균형` 현상으로 말미암아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최 부총리는 "2013년에 취업자 수가 늘었고 월급은 매년 올랐지만 기업의 영업실적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기에 근로소득세가 늘고 법인세는 줄어든 것"이라면서 "소득세는 세율이 세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법인세는 영업실적과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 법인세수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편 경제 구조개혁 문제에 대해선 이른바 `거북이`같은 자세로 매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자세를 말하면서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유명한 어구를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경제 구조개혁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필요하며 미래세대가 힘을 갖고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책무"라고 밝혔다. (사진=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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