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맞아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이번주부터 사실상 개점 휴업 모드에 접어든 모양새지만 연휴 이후부터는 새로운 수장 선출과 본격적인 새해 영업대전, 제반 이슈 등 뜨거운 접전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사실상 연휴 기간 동안 안정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연휴 이후 새로운 수장 선출과 연임 여부, 이사회 개최, 영업대전 개시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선 전일(16일) 회추위를 개최해 김정태 하나금융 현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을 차기 회장 후보로 압축한 하나금융은 연휴가 끝나는 첫 날인 23일 2차 회추위 개최합니다.
3명의 후보에 대해 차기 회장으로서의 구상과 비전, 포부, 세부 이행 계획 등을 묻는 면접을 실시한 뒤 곧바로 단독 후보를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후 하나금융은 다음달 6일 이사회를 열어 주총 안건을 상정한 뒤 27일 주총에서 단독 후보를 선임하게 됩니다.
현재까지는 현직 회장의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최근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에 제동이 걸리며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다음주 차기 수장 선임의 윤곽이 드러나는 또 다른 곳은 신한은행입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임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것 처럼 여겨졌지만 서 행장의 건강에 이상 기류가 흐르면서 조직내 역학구도에 변화가 생긴 셈입니다.
신한금융 역시 연휴가 끝나고 이틀 뒤인 24일 이사회 때 다음달 열리는 주총의 세부 안건을 확정할 예정으로, 이날 신한은행장을 선출하는 자경위 개최 여부를 논의중입니다.
금융권과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3월에 서진원 행장의 임기가 마무리 되는 만큼 이날 이사회와 함께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자경위를 개최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이사회 의장, 2명의 사외이사 등 4명으로 구성되며 24일에는 신한은행 차기 행장 선임과 함께 계열사 사장단, 이어 서진원 행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논의될 전망입니다.
앞서 한동우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서진원 행장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지만 당장 업무에 복귀할 정도는 아니고 추후 그룹에서 더 큰 일을 맡아 할 것”이라며 행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부회장직으로 서진원 행장을 선임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현재 포스트 서진원으로는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운용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설 명절이 끝난 이후 다음주 후반인 27일에는 KB금융이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를 최종 확정하는 한편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하는 수순을 밟습니다.
지배구조 개선안과 함께 KB사태의 중심에 서 있던 사외이사에 대한 물갈이가 마무리 되면 KB는 리딩금융 탈환을 위한 경쟁력·수익성 강화, 체질 개선 등 세부 전략 이행을 본격화하게 됩니다.
새로운 수장 선출과 이사회 개최, 지배구조 개편 외에도 설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연휴로 흐트러진 마음가짐을 다잡고 올해 외형 성장과 내실을 다지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하게 됩니다.
우선 임종룡 회장과 김주하 행장 취임 이후 우투증권 인수와 계열사간 시너지 등을 통해 지난해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NH농협금융과 농협은행도 4대 금융의 위상에 걸맞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섭니다.
지난해 민영화에 실패한 우리은행은 연휴가 끝나는 첫 영업일인 23일 기업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실적에 대한 리뷰와 올해 경영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새로 취임한 이광우 우리은행장이 민영화를 위해서라도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영업기반과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강조한 만큼 기업설명회 때 고객 확대, 영업력 강화, 4대 금융 이탈 이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우리은행의 비전 등이 제시될 전망입니다.
외환은행 역시 하나은행과의 통합에 제동이 걸린 이후 김한조 행장 등 경영진이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는 등 비상 경영체제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설 연휴를 끝으로 올해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수익성 강화 작업에 나서게 됩니다.
하나금융에 인수된 이후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 제고가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연내 고객수와 체질개선, 하반기 하나은행과의 통합 등을 대비한 체제에 돌입하게 되는 등 설 연휴 이후부터 본격적인 변화 모드에 들어가게 됩니다.
2015년 새해를 맞아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는 경영전략과 비전을 이미 연말 연초에 제시했지만 수익성 강화는 일맥상통한 부분입니다.
새로운 수장 교체와 연임 이슈,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 개편과 함께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금융지주와 은행권은 역학구도 변화와 수익성과 점유율, 영업 성과를 둘러싼 상호간 경쟁을 본격화하며 실질적인 경쟁의 출발선상에 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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