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차에는 고급 엔진오일만 고집하는 토요타가, 무상보증 땐 값싼 엔진오일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차를 판매할 때는 이런 설명은 없었습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토요타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한 A씨.
차량을 구입할 때 10년 동안 엔진오일 무상 교환을 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더니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자
"원래 엔진오일로 교체해달라고 했더니 그런 부분들은 2~3만원 더 내라는 거에요. 저희는 동일한 엔진오일을 요구하는거죠. 그 부분에서 판매할 때 설명이 없었으면 원래 오일을 보증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당연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요타는 고객들에게 사전 설명 없이 원래 차량에 들어있던 엔진오일이 아닌 더 싼 제품을 골라 차에 넣어주고 있었습니다.
원래 제품을 넣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하니, 무상 보증이란 말은 사실 무색합니다.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지만 토요타코리아는 교환해주는 엔진 오일에 성능의 차이가 없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녹취> 토요타코리아 관계자
"일단은 저희가 뭐 어떻게, (오일 무상 보증 항의와 관련해 구매자들에게) 늘상 똑같은 말씀을 드리는데, 그게 엔진 오일 성능에 있어서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공정위의 설명은 다릅니다.
사전 설명 없이 원래와 다른 제품을 제공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엔진 오일 무상 보증 문제는) 여러가지 사안을 종합하면, 소비자의 불만이 크게 제기가 된다면 얼마든지 시정할 수 있는 사안인 것 같아요."
고객과의 신뢰가 한 번 무너지자, 배터리 보증 문제에서도 잡음이 생기고 있습니다.
같은 2015년형 토요타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을 샀더라도, 언제 사느냐에 따라 차량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보증 기간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렉서스 ES300h 차량을 올해 1월에 샀다면 10년간 배터리 무상 보증을 받을 수 있지만 같은 차량을 지난해 12월에 샀다면 무상 보증은 최대 5년까지만 가능한 겁니다.
보통 무상보증 기간이 지나서 하이브리드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하면 약 700만원 가량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딜러사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토요타가 A/S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 영업조직을 동원해 해당 차량을 `밀어내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토요타 렉서스 차량 구매자
"구매를 할 때 딜러들에게는 1월에 차를 출고해달라고 얘기했었음에도 불구하고 1월이나 큰 프로모션 차이가 없다고 해서 딜러의 요구에 의해서 12월 말에 뽑았거든요."
한때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으로 수입차 업계를 주름잡았던 토요타 렉서스,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꼼수` A/S 정책으로 고객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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