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이완구 `눈물의 상봉`.. 그들을 눈물짓게 한 사연은?
(사진= 우윤근 이완구 눈물)
야당 원내대표가 울고 국무총리가 따라 울었다. 국무총리 인준안 표결에서 52.7%의 저조한 찬성률을 안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4일 이완구 총리를 만나 왜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훌쩍였을까.
이완구 국무총리는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관례대로 여야 대표와 원내 지도부를 차례로 만난 이 총리는 `귀인`인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는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 총리는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나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내 가슴이 뭉쿨뭉클해서 역시 정말 참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 생각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우 원내대표는 "마음이 아팠다. 총리를 잘 도와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고…"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였다. 이 총리도 등을 두들겨 주고 위로하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저한테는 지금도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제 여당 파트너"라며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의 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굉장히 마음이 아팠지만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서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가야겠다고 견뎌냈다"며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며 "우리 둘이 그동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서로를 많이 좋아했나보다"고 설명했다.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야당의 원내대표가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와 `눈물의 상봉`을 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둘러싸고 여야 간 대치가 이어지던 지난해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박영선 원내대표와 함께 새누리당의 파트너인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자주 머리를 맞댔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발로 두 차례나 여야 합의가 번복되는 와중에도 우 정책위의장과 이 원내대표는 서로를 향한 신뢰를 쌓았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로 원내대표에 오른 우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9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 원내대표를 정책위의장으로서 수 차례 만났다. 충분히 얘기가 통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다"라며 처음부터 기대를 표했다.
이튿날 여야의 원내대표로서 첫 회동했을 때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에게 "인간적으로 굉장히 좋은 면을 배워야겠구나 생각했던 분이 이렇게 카운터파트가 되다 보니 우선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특히 "10월 10일 10시 10분에 만났는데 똑같은 숫자 4개로 특이한 인연"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자 우 원내대표는 "중국에서는 그게 쌍십절이라고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야당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너무 화해 분위기로 가면 안 된다"고 말할 만큼 화기애애한 상견례 자리가 만들어졌다.
두 원내대표는 이후 별다른 일정이 없는 한 매주 회동을 이어가며 상생의 정치를 실현했다. 여야가 공언한 세월호특별법의 처리 시한을 지켰고, 12년 만에 새해 예산안을 법정 시한에 맞춰 처리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로 지명된 직후 이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를 만나 소통과 화합을 당부했다. 그런데 우 원내대표는 당시 해외 방문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이 원내대표는 사흘 뒤 다시 국회를 찾아야 했다.
우 원내대표는 26일 이 총리 후보자를 만나 "야당 입장에서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야당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한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에 산적한 일이 많은데 파트너를 잃게 돼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우 원내대표는 적잖은 `속앓이`를 해야 했다. 애초 기대와 달리 이 총리 후보자가 병역 기피와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탓이었다.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줄줄이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는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다른 지도부와 달리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라며 원론적인 언급만 하곤 했다. 당내에서는 원내 지도부가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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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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