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LG 트윈스의 잭 한나한과 한화 이글스의 나이저 모건이 아직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사진 =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시범경기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2015시즌 ‘코리안드림’을 꿈꾸면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선수들 가운데 아직 ‘기량 미달’이라고 평가 받는 선수는 없다. 외국인선수의 수준도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도 많은 기대가 된다.
그런데 31명의 외국인선수들 가운데 시범경기에서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이들이 있으니 LG 트윈스의 잭 한나한과 한화 이글스의 나이저 모건이다.
한나한의 경우 부상으로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고, 한화의 모건 역시 2군에 있지만 사실 그가 1군에 합류하지 못하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어쨌든 현재 상황으로는 이들이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렇다면 역대 외국인선수들 중, 정규 시즌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돌아간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역대 첫 사례가 된 해태의 용병 듀오
역대 외국인선수들 가운데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퇴출된 선수는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서 나왔다. 1호는 2000년 해태 유니폼을 잠깐 입었던 호세 말레브였다. 그는 인성적인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야구 기량에 대해서는 공-수 모두 인정받지 못하며 해태 유니폼을 입은 지 두 달 만에 퇴출됐다.
그리고 또 다른 외국인선수였던 피어슨은 이전 시즌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었던 인물이었지만 팀 합류를 차일피일 미뤘고, 1군이 아닌 2군 합류를 지시하자 고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하더니 급기야 허벅지 부상을 당해 퇴출됐다. 사실 피어슨은 부상보다는 불성실함이 퇴출의 이유였다.
부상 때문에 시작도 못한 이들…
2002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던 페드로 카스텔라노는 스프링캠프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최소 2~3개월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오자 바로 퇴출 절차를 밟았다. 같은 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던 매트 루크는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통증으로 실전 훈련을 하지 못했고, 시범경기에서도 대타로 단 한 경기 나왔을 뿐, 재활을 위해 2군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5월 퇴출됐다.
가장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10년 KIA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는 당시 로페즈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범경기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앞두고 퇴출됐다.
기량 미달로 짐을 싼 사례
2001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던 호세 칸세코의 형, 아지 칸세코는 당초 초대형 거포로 꼽혔으나 시범경기에서 공갈포로 맹활약 하더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떠나야만 했다. 2년 후, 또 다시 롯데는 시즌을 앞두고 선수를 퇴출했다. 당시 백인천 감독은 일본 출신의 모리 가즈마를 영입했으나 그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퇴출을 당했다.
문제는 그에게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하기도 했었다는 것. 직장도 잃고 돈도 잃어야 했던 모리. 그에게 특별한 추억은 없지만 그에게 짧았던 한국 생활은 상처만 남았을 뿐이다.
가장 최근의 선수로는 2011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던 라몬 라미레즈가 있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무려 1.1이닝 동안 9실점을 했고, 2군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은 물론 데드암 증세도 의심되면서 초고속으로 퇴출됐다.
▲ 2010년 KIA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와 2006년 LG에 입단했던 매니 아이바 역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한국 무대를 떠난 경우다.(사진 =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카리대의 조상격인 아이바
끝으로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먹튀계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2006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던 매니 아이바였다.
그는 단 한 경기도 뛰지 않고 부상으로 2군 밥을 먹다가 퇴출당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LG의 연봉 지급 중지에 대해 소송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역대 최악의 선수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만들어진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한국 무대를 밟은 선수들의 숫자에 비하면 그리 많은 사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소속팀과 팬들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인물들이었다. 아직 퇴출을 거론해야 할 선수는 없다. 다만 기량미달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퇴출되는 사례는 없을 것이나 부상으로 인한 퇴출은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것.
현재로는 LG의 한나한이 이런 사례에 포함될 선수에 가장 근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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