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부회장 "선진국 도약 위해서는 수요진작 보다 공급확대"

입력 2015-03-20 09:58  

한국 경제의 저성장 지속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 등을 통한 수요진작 보다는 과감한 규제개혁 등의 공급확대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지금과 같은 3%대 저성장을 이어가면 앞으로 10년 내에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은 2만 달러를 달성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3.1%로, 국민소득 4만 달러 이상인 22개국이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늘어날 때까지 기록한 증가율 6.7%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3.1%의 성장률을 유지하면 4만 달러 달성에 22년(2028년)이 걸린다는 뜻으로 선진국들이 걸린 13년보다 2배 가까이 길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3%대 성장세를 보이는 스페인(3.3%)은 10년 동안 3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했고 영국(3.7%)은 18년 동안이나 4만 달러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긴 후 10년간 연평균 3.4%의 성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2만 달러대인 우리나라가 3.1%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성장 조로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소득이 5만 달러를 넘는 미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 11개 국가는 국민소득이 4만 달러대였때 연평균 5.3%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나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 보니 성장을 위한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프로축구의 K리그를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처럼 키우기 위한 방법을 예로 들며 공급확대 정책의 병행 추진을 강조했습니다.

경기장 입장료 감면 등을 통해 당장의 관객 수를 늘리고, 경쟁력이 없더라도 선수들을 보호하는 수요확대 정책보다는 잔디구장 조성, 유소년 축구선수 육성, 구장의 운영자율권 확대, 국내외 선수 교류확대 등을 통해 축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공급확대 정책이 더 유효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부회장은 "임금, 재정, 복지 확대를 통한 수요정책으로는 당장 경기를 부양할 순 있으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긴 어렵기 때문에 과감한 규제개혁과 창조경제를 통한 공급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1990년대 이후 소비 진작을 위해 상품권 지급, 재정지출 확대, 금리인하 등 수요진작 정책을 추진했으나 결국 `잃어버린 20년`에 빠진 반면 영국·독일은 산업혁명, 포르투갈·스페인은 식민지 개척, 네덜란드는 주식회사와 금융제도,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한 세계의 공장 역할로 강대국 반열에 진입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1980년대 규제개혁, 2000년대 셰일가스 혁명으로 공급정책을 통해 경제부흥에 성공했습니다.

이승철 부회장은 "우리 경제는 아직도 40년 전에 만든 산업포트폴리오로 먹고 살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과 번영을 누리려면 새로운 산업과 직업, 시장의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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