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10조원 돌파...은행·당국 부담 '가속'

<앵커>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3일만에 10조원 넘게 판매되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당국은 당장 20조원인 연간한도를 급하게 늘려야 할 처지이고, 은행은 대출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출시 3일만인 오늘 오후 2시, 안심전환대출실적은 10조 9천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 초에는 올해 총 공급규모인 20조원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원회가 한도 증액을 검토할 것이란 금융권의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당장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빨라도 올 하반기에나 추가시행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추가한도를 배정한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우선 은행권은 평균 3.5%대인 기존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해당대출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00은행 관계자
"실적이 당연히 안좋아진다. 고객입장에서는 좋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좋아질 수 없다"

중도상환 수수료 마저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 추산하는 은행권의 손실은 1천400억원에서 1천600억원대에 이릅니다.

자체 고정금리상품 판매 부진도 은행권을 울상으로 만듭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안심전환대출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제2금융권 대출자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2금융권까지 대출을 확대할 경우 부실위험이 더 커져 금융사와 당국 모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 경기를 부양시켜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첫 작품, 안심전환대출. 자칫 금융시장 전반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