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중근은 올 시즌에 등판한 3경기 모두 실점을 하며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사진 = LG 트윈스) |
위태로움의 끝은 어디일까?
4일 잠실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임지섭의 호투 속에 LG가 3-2로 승리했다. 그런데 이날 LG는 9회 1아웃까지 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고 있었고, 대기록까지 2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아 있었지만 기록 달성보다 팀 승리가 위태로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3-0으로 앞서던 가운데 마무리 봉중근이 등판해 첫 타자 박한이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후속 타자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최형우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3-2까지 추격을 당했다. 물론 이후 2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지만 개운하지 않은 경기였다.
이런 불안함은 처음이 아니었다.
봉중근은 지난 3월 29일 KIA와 개막 2차전에서 6-5로 앞선 9회 등판했지만 김주찬을 볼넷으로 출루시킨데 이어 브렛 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시즌 첫 등판에서 블론 세이브와 함께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해될 수 있었지만 부진은 이어졌다.
3일 삼성과 경기에서는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10회초, 2사 만루에서 마운드 올랐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아내면 이닝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비록 실책이 동반됐지만 박한이에게 3타점 적시타와 박석민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하며 박한이까지 홈을 밟게 했다.
기록상 1실점이었지만 그는 10회 2아웃에서 무려 4점을 내주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그리고 4일 경기에서도 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 세이브로 곡예 피칭을 이어나갔다.
봉중근은 올 시즌 3경기 등판하는 동안 단 한 경기도 깔끔하게 마무리한 적이 없던 대신에 루상의 주자들을 깔끔하게 불러들이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에서 성급하게 보직 변경을 논할 시점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 대한 점검은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 3경기에서의 그의 피칭을 보면 가장 큰 문제는 강점이었던 제구력이 지나치게 흔들리고 있다. 아주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볼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타자들에게 장타 혹은 난타를 당할 확률이 높아졌다. 게다가 무조건 높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볼들이 가운데 쪽으로 형성된다는 것도 문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문제는 구속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봉중근이 구속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140km 초반에서 중반을 기록했던 구속 때문에 팀의 든든한 마무리로 활약 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구속이 떨어진 가운데 볼도 한 가운데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매우 힘겨운 초반으로 보내고 있다.
올 시즌 LG는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어 베스트 전력으로 출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봉중근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LG 벤치의 계산보다 더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낼 수 있고, 팀도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시즌이 이제 시작된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팀의 안정을 위해 봉중근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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