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식을 빌려 매매하는 대차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대차잔고도 사상 최대 규모로 늘고 있습니다.
8일 기준 누적 대차잔고는 총 55조8000여억원.
연초보다 12조원, 28% 급증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대치입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한 후 나중에 되갚는 방식으로 통상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주식 하락에 배팅하는 매매 기법입니다.
하지만 코스피가 2000선 박스권 상단 돌파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런 공매도 기업들의 주가가 되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공매도 주체들이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
"공매도 강도가 약화되고 있다. 지수 올라가는 과정에서 공매도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조금 더 지수가 올라갈 것으로 보는 거죠. 역으로 숏커버쪽도 좀 늘어나지 않겠느냐"
대차잔고에서 상당부분이 강세장에 배팅하는 숏커버링 물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군들이 대차잔고가 많이 쌓여 있을까?
SK하이닉스가 1조원 넘게 잔고가 쌓여 있고 대우조선해양(7704억원), 삼성중공업(7635억원), LG디스플레이(4874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업황 사이클 악화로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군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그러나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숏커버링 가능한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특히, 건설, 철강, 조선, 화학 등이 숏커버링 가능한 업종군으로 분류했습니다.
다만 증시가 박스권 돌파에 실패한다면 대차잔고는 숏커버링에 따른 추가 상승보다는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향후 증시 흐름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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