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맨체스터 시티, 이제는 야야 투레와 이별해야 할 때

입력 2015-04-16 09:36   수정 2015-04-20 12:09


▲ 맨시티는 뛰어난 공격력 불구 수비력 현저하게 떨어지는 야야 투레와 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 맨체스터 시티 FC)


야야 투레는 여전히 훌륭한 선수다. 그는 아직도 골을 넣을 수 있고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찔러줄 수 있으며 길고 짧은 패스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의 입장에서 투레는 계륵이기도 하다. 뛰어난 공격 재능과는 반대로, 수비적으로는 팀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겪고 있는 부진 역시 ‘투레 딜레마’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지난 맨체스터 더비는 투레 딜레마가 극명히 드러난 경기였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볼 순환의 중심인 마이클 캐릭에게 제임스 밀너를 붙여 앞선에서부터 상대를 누르는 경기 운영을 준비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의 생각대로 캐릭에게 패스할 수 없었던 맨유 센터백들은 볼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허둥댔고, 맨시티는 맨유의 패스미스를 유발하며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문제는 맨유가 마루앙 펠라이니의 머리를 활용하는 공격 전개를 펼치면서부터였다. 캐릭을 통한 공격 전개가 막힌 맨유는 펠라이니의 머리를 향해 롱패스를 보내고 떨어지는 볼을 차지해 공격을 시도하는 방식을 취했다.

경기 흐름이 바뀐 시점이 바로 이때부터였다. 펠라이니의 힘과 높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투레라 하더라도 펠라이니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상대가 편안하게 공중볼을 따내고, 동료에게 패스할 수 있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됐다.

투레의 문제가 바로 여기 있었다. 투레는 빈 공간을 찾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펠라이니를 전혀 따라다니지 못했고, 떨어지는 볼을 얻기 위해 중앙으로 모여드는 애쉴리 영과 안데르 에레라, 후안 마타를 제어하지도 못했다. 투레가 지속적으로 펠라이니와 헤딩 경합을 벌여줬거나, 활발히 움직이면서 떨어지는 볼을 차지했다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맨체스터 더비에서 투레는 무려 11km를 뛰어다녔지만, 수비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볼을 가진 선수나 볼을 받으려는 선수를 압박하지도, 패스 줄기를 끊지도 못하는 무의미한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경기에서 펠라이니는 65회의 볼터치 횟수를 기록했는데, 펠라이니가 주로 투레의 배후 공간에서 움직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투레의 수비 기여도가 얼마나 낮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맨시티의 부진을 투레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을 지닌 투레에게 과도한 수비 부담을 주는 페예그리니 감독의 시스템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술 문제를 떠나, 투레가 미드필더로서 해야 하는 최소한의 수비적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축구에서 지금의 투레처럼 수비기여도가 떨어지는 미드필더를 살릴 수 있는 전술은 찾아내기 어렵다.

공격은 관중을 부르지만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투레는 여전히 공격적으로 가치 있는 선수지만, 맨시티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더 공수 밸런스가 좋은 미드필더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맨시티가 투레와의 이별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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