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는 넥센이다.(사진 = 넥센 히어로즈)
아직 발동이 걸리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이런 모습이 계속 이어지는 것일까?
지난 시즌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과 함께 준우승을 차지했던 넥센 히어로즈. 2014시즌 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올 시즌도 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강한 전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즌 초반 행보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16일까지 14경기를 치른 가운데 5승 9패로 리그 9위에 랭크돼있다. 물론 아직 1위(삼성)와 4.5게임차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반등은 가능하지만 꾸준히 힘을 보여줄지는 미심쩍다.
◆ 침묵하는 타선, 강점을 잃어버리다
가장 큰 문제점은 넥센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서운 공격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14경기를 치른 현재 넥센의 팀 타율은 0.257로 리그 9위에 머물러있고 팀 장타율 7위(0.415), 팀 출루율 8위(0.345)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팀 타율 리그 2위(0.298), 팀 장타율 1위(0.509), 팀 출루율 1위(0.38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선수들의 개인 기록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이 절정의 타고투저의 시즌이기는 했지만 규정 타석을 채운 넥센 타자들 가운데 3할 이상을 기록했던 타자가 5명이었다. 김민성도 0.292의 타율로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올 시즌은 지난 시즌 전체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표본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박병호와 유한준만 3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타율이 공격력 평가의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서 주력 선수들의 성적도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넥센 라인업은 짜임새에서 확연하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팀의 리드오프 서건창이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김민성 역시 부상으로 빠져 있다. 여기에 강정호도 없고, 외국인타자 스나이더는 타율 0.184에 그치며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강정호의 공백과 주력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예상 그 이상으로 부진에 빠져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특히 16일 경기에서는 단 1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0-10으로 완봉패를 당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넥센의 최대 강점은 무서운 공격력이다. 그런데 이 공격력이 침묵하면서 마땅한 돌출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 넥센의 불펜투수 중 김택형 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사진 = 넥센 히어로즈)
◆ 마운드 재정비 없이는 도약도 없다
넥센의 숙원은 믿을 만한 토종 선발을 발굴하는 것이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은 선발 마운드 강화를 위해 필승카드 한현희를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고, 소사의 자리에 새로운 외국인선수 피어밴드를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문성현에게 기대했었다.
이런 기본적인 구상은 시작부터 엇나가고 있다.
현재 넥센의 4명의 선발투수 가운데 에이스 밴헤켄이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3.18의 평균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해주고 있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암울하다. 불펜에서 선발로 변신한 한현희는 1승2패 평균자책점 7.11, 새로운 외국인 피어밴드 역시 1승2패 평균자책점 6.11,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문성현도 2패 9.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다시 말해서 넥센에 선발투수는 밴헤켄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펜에서도 마무리 손승락은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나 단 1세이브에 그치고 있고, 조상우 역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지만 홀드가 없다. 그 밖에 김택형 정도가 중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뿐 나머지 선수들의 평균자책점은 화려하기 짝이 없다. 결과적으로 팀 평균자책점도 5.76으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물론 지난 시즌 넥센 마운드도 좋았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투수 2명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도 없었고, 그나마 불펜의 힘으로 버텼지만 올 시즌은 이런 계산이 전혀 들어맞지 않고 있다.
결국 넥센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운드가 바탕이 돼야 한다. 지금처럼 공격력이 곤두박질친다고 해도 마운드가 버텨준다면 반격의 기회가 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희망이 사라진다. 게다가 넥센에게 있어서 선발 마운드 구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좋은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늘 외국인 투수 1~2명에게 의존해야 하는 부분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어쩌면 올 시즌 넥센은 막강한 공격력에 가려져 나타나지 않았던 부분이 하나 둘 씩 드러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강정호의 공백과 서건창의 부상이 치명적이라고 하나 반대로 이들의 공백에도 마운드가 업그레이드됐다면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올 시즌 초반 행보를 일시적인 부진으로 마무리하려면 넥센이 잃어버린 강점을 확실하게 되살리고, 현재 부각된 단점을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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