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봄꽃잔치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지며 거리와 공원에는 상춘인파가 가득하다. 이와 함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다양한 거리장터가 열리고 있어 상춘인파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거리장터인 프리마켓(freemarket)은 말 그대로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의미이며 한때 자신이 직접 사용했던 중고의류나 구제품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인 플리마켓(fleamarket)에서 출발하였다.
외국의 경우에는 주말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 앞이나 광장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직접판매하는 다양한 형태의 벼룩시장이 활성화 되어있고, 근래에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한강뚝섬공원의 “아름다운 장날”이나 구청 주관의 주말장터가 개최되고 있다.
프리마켓은 주최자가 특정컨셉이나 특정분야를 지정하고 개최하는 플리마켓을 통칭하며, 프리마켓의 효시격인 홍대프리마켓을 비롯하여 건대프리마켓, 소소예술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프리마켓은 주최자의 기획의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중고의류나 구제품 보다는 판매자가 직접제작한 핸드메이드 공예품이나 케리커쳐, 켈리그라피, 각종 체험행사 등이 주로 진행되는 예술시장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부터 유행처럼 개최되고 있는 프리마켓은, 현재 약 20여개의 프리마켓이 각기 다른 컨셉을 내세우며 서울과 경기권을 비롯하여 전국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청년창업효과를 내세운 각 자치단체들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지금 이 순간에서도 생겼다 없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핸드메이드 상품이 주가 되는 프리마켓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이 바로 디져트류이다. 그동안 수제 쿠키류와 홈 베이킹에 대한 예술성 인정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주최측의 판단에 따라 간헐적으로 참가가 허용되었던 홈베이킹분야가 경기불황과 함께 새로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프리마켓 현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 중의 하나였다.
이를 주목한 마켓기획자들 중 일부는 이미 [과자전], [당충전], [스윗디저트전] 등 수제쿠키 및 홈베이킹 전문 마켓을 개최하였고,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일컬어 ‘립스틱 효과’라고 분석하는데, 경기가 불황일 때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작은 사치로 만족을 얻으려는 현상, 즉 비싼 화장품 대신 립스틱 하나로 만족하고 비싼 밥 보다는 작지만 화려한 디저트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를 일컫는다. 실례로 지난해 건대프리마켓에 참가한 마카롱셀러의 경우, 개장 후 2시간 이내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건대프리마켓 주최측에서는 4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4주간 프리마켓과 동시에 ‘달콤디져트전’이라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건국대학교와 세종대학교 학생을 비롯하여 서울 동부권의 중심상권으로 자리잡은 건대입구이기에 홈베이킹 및 친환경식품류 특별전인 ‘달콤디져트전’ 개최소식에 참여작가(셀러)를 비롯해 일반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품류의 판매가 제한되었던 프리마켓에서, 젊은 층들의 적극적 참여로 인해 홈베이킹 마켓 등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홈베이킹 분야도 이제는 핸드메이드 아트의 한분야로 당당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플리마켓이 아닌 프리마켓, 말 그대로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면서도 새로운 또하나의 대안문화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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