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보다 상황 악화"…수출경쟁력 비상

입력 2015-04-23 16:33  

M<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원/엔 재정환율이 900원선을 밑돈 건 처음있는 일은 아닙니다.

글로벌금융위기 직전에는 7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는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과는 어떻게 다른 지 정리해봤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8년 2월 평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80.62원.

당시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동향에 대해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경기는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7년 가량이 지난 현재. 비슷한 환율 수준에서 우리 경제 여건, 특히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일본과 비교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저하된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7년 당시 원/엔 환율이 7~800원대였을 경우 우리 품질경쟁력은 개선되는 상황이었고, 일본은 잃어버린 10~15년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환율이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지금의 경우는 일본이 최근 엔저로 인해 기업들의 채산성이 개선되고 이로 인해 향후 품질경쟁력을 추가적으로 개선시킬 여지가 생기면서 과거와는 달리 지금의 엔저는 우리 기업들이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일본이 대규모 양적완화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을 높여줬고, 기업들은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낮은 가격으로 품질 경쟁력까지 확보한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부양책을 쓴 지 2년여만에 최근 수출 증가세가 7개월째 지속됐고 기업 실적개선 기대감까지 이어지면서 일본 닛케이 지수도 15년만에 20,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반면 우리 기업의 수출은 유가 하락에 원화 강세가 겹치면서 석 달 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 중이고, 현재보다 수출이 더 악화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금 세계 교역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환율 절상에 따른 경쟁력 악화까지 겹치면서 우리 수출이나 성장이 예상보다 더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습니다"

하반기 원/엔 환율이 800원 중반대까지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수출주도의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당국이 환율에 적극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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