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담배가 성불능자를 유발시킨다

입력 2015-05-0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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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규수 해피런(주) 대표> "담배는 해로운 것이니 빨리 피워 없애야 한다"
<p class="바탕글">어이없는 사회적 책임감을 들먹이며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 그렇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을 일명 `골초`라고 부르는데,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골초`의 나라인 모양이다.
<p class="바탕글">최근 정부기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41.6%로 OECD국가 중 단연 1위라고 한다. 2위인 일본의 32.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여성 흡연율까지 포함하면 그리스에 이어 2위에 랭크되는데, 이는 그나마 한국 여성의 흡연율이 5.1%로 비교적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p class="바탕글">한국이 왜 예전에도 골초의 나라였을까?
<p class="바탕글">담배가 전래되었던 400년 전(1618년경) 조선인들은 담배가 담 치료나 충치 예방에 좋은 약초(藥草)로 인식했다고 한다. 중국이 남만(南蠻)이라고 불렀던 동남아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오다 보니 남초(南草)라고도 부르면서 애나 어른이나 건강에 좋다고 피워댔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골초`라는 말은 병자호란 당시 한국 침략 총사령관 격인 청나라 용골대(龍骨大)가 담배를 입에 물고 살다보니 그렇게 불렀다고도 한다. 6.25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장군의 파이프 담배가 `멋`으로 보였던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다.
<p class="바탕글">"담배는 더위를 씻어주고 기(氣)를 평안히 하며 추위를 막아주고 음식을 소화시키며 변을 볼 때 악취를 쫓아낸다. 잠을 청할 때나 시를 짓고 문장을 엮을 때 피워도 좋다. 사람에게 유익하지 않은 점이 없다. 옛 사람으로는 오로지 장유(張維)만이 이런 담배 맛을 조금 알았다."
<p class="바탕글">홍재전서(弘齋全書. 권178 `일득록`)에 기록된 정조임금의 담배예찬론이다. 국법이나 다름없는 나라님의 말씀이 저러하니, 백성들의 눈에는 누구나 피울 만한 가치가 있는 약초나 다름없게 된 꼴이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조선시대 풍속화에는 담배 피우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타작마당에 나온 양반이 긴 곰방대를 늘어뜨리고 누워있거나(김홍도 `벼타작`), 애가 어른과 같이 피우고(유숙의 `수계도권`), 기생이 양반과 함께 피우는(신윤복의 `연소답청`) 식이다. 아마 임금님이 건강에 좋다하시니 남녀노소가 서로 피우기를 권했을지도 모른다.
<p class="바탕글">그렇게 내려온 매캐한 담배연기 400년이 근년에 들어 바뀌고 있다.
<p class="바탕글">몇 년 전부터 담뱃갑에 건강을 위한 경고문을 넣기 시작하고, 지난 5월2일에는 그 경고문에 그림도 함께 넣기로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단 `지나치게 혐오스럽지 않게` 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p class="바탕글">지금까지 국산 담뱃갑에 적힌 경고문은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산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 "건강을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없습니다.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등이었다.
<p class="바탕글">그러나 이제는 외국과 같이 담배의 폐해를 그림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미국은 "경고 : 담배는 치명적인 폐질환을 일으킨다"나 "경고 : 흡연은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와 같이 직접적이고 충실한 경고문을 넣고 있다. 유럽 등 외국에도 건강을 위해 다양한 경고문과 그림이 담뱃갑에 표기되어 있다고 한다.
<p class="바탕글">그중 재미있는 그림은 구부러진 담배개비와 함께 "Smoking may reduce the blood flow and causes impotence."라고 쓰인 경고문이다. 우리말로는 "흡연은 피의 흐름을 줄여서 성 불능을 초래할지도 모릅니다" 정도로 번역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류는 멸망이다.
<p class="바탕글">또 분칠한 여성얼굴 뒤에 해골 얼굴을 함께 보여주며 "Smoking causes ageing of the skin"이라고 쓴 경고문도 있다. "담배를 피우면 피부가 늙는다"는 말이다.
<p class="바탕글">보건당국에 따르면 담배 연기에는 4,000여 가지의 유해 물질들이 있는데, 그중 어떤 것들은 치명적일 만큼 세포 독성을 유도하거나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발암성을 띤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담배에 가장 많이 있는 물질인 타르는 발암제다. 니코틴은 신경 내분비성 자극제이고 억제제이며 중독제다.
<p class="바탕글">대표적인 발암물질을 보면 다핵휘발성 탄화수소, 페놀, 크레졸, 베타나프탈아민, N-니트로소놀니코틴, 벤자피렌, 니켈, 비소, 플로니움 210, 인돌, 카바졸, 카테콜 등이라고 한다.
<p class="바탕글">또 대표적인 기체인 일산화탄소는 체내에서 산소 운반과 이용 장애를 일으키며, 시안화 수소산, 아세트알데하이드, 아크로레인, 암모니아, 포름알데히드, 산화질소, 니트로사민, 하이드라진, 비닐 크로라이드 등은 섬모에 독성을 유발하거나 발암성 물질들이라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보도에 따르면 2014년4월 KT&G와 필립모리스, BAT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537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담배소송을 낸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재판부에 폐암환자 3400여 명의 상세 기록을 지난 4월5일 제출했다고 한다.
<p class="바탕글">흡연과 폐암의 인과 관계를 증명하겠다는 취지로 1년 동안 준비한 자료다. 담배 회사들이 흡연으로 인해 폐암이 발생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대보라는 반격에 대한 역공이다.
<p class="바탕글">건보공단 측의 말은 "기존 담배소송에서 폐암 발병자 몇 사람의 사례만 제시돼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려웠다는 판단에 따라 3400여 명의 기록을 제출했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필자는 건강을 위해 담배를 확실히 끊기로 했다. 성경(야고보서 4:13~17)에 "선을 알고도 행하지 않으면 죄"라고 분명히 했는데, 담배의 폐해를 알면서 피우는 것은 죄를 넘어 `자살&타살`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담배여 영원히 안녕!
<p class="바탕글">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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