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해도 2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던 롱숏펀드가 잇따른 자금유출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롱숏펀드는 지수 움직임과 관계없이 일정 수익은 돌려주는 상품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수익률을 따져보니 예금금리 수준에 불과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종학 기자!
<기자>
지난해 상반기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롱숏펀드가 부진한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롱숏펀드는 작년 5월 설정액이 2조 6천억 원에 달했지만, 불과 1년 만에 1조 5천억 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7천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이탈해 전체 설정액 1조 원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롱숏펀드에서 투자자금 이탈이 잇따르는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보다 부진한 수익률입니다.
롱숏펀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평균 수익률 3.7%로 비교적 선방했습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증시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1.5% 손실을 입었고,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초 강세장을 보인 이후 수익률도 2.5%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성격의 채권혼합형 펀드가 기록한 3.6% 수익률과 비교해도 1%포인트 이상 낮은 성과입니다.
개별 상품별로 보면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는 1년 수익률이 1.4%까지 하락했고, 마이다스 거북이와 미래에셋스마트롱숏은 2~3%대에 그쳤습니다.
롱숏펀드 인기를 주도했던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다이나믹코리아 시리즈에서만 올들어 3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후발주자였던 미래에셋 스마트롱숏펀드와 마이다스자산운용의 거북이펀드도 1천억 원 이상 설정액이 줄었습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롱숏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유사한 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출시됐고, 비슷한 절대수익형 상품인 롱숏ELB 등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롱숏펀드와 롱숏ELB의 경우,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 해야하는 데, 운용 경험을 가진 매니저가 부족하고, 매도할 종목도 한정돼 있다보니 기대보다 수익률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해까지 주된 공매도 대상이던 에너지, 화학, 운송업종의 주가가 올들어 반등하면서 운용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형 부풀리기에만 급급했던 국내 롱숏펀드 시장이, 운용사간 수익률 격차가 커지고, 투자전략에서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장 위축의 기로에 섰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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