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109편. 주식투자는 악(惡)인가?

입력 2015-05-20 09:30  

최근 국내에 소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책 ‘미움 받을 용기(고미 후미다케 저)’를 읽다보면 “세계는 다른 누군가가 바꾸어주지 않고 내가 바꾸는 것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투자자가 부(富)를 늘려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하지만 투자과정은 쉽지 않다. 그래서 투자자는 늘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자기 대신 책임을 져줄 누군가를 찾는다. 투자대상을 고르고 투자방법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평소 익숙한 데로 하기를 원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불편함과 예상치 못한 위험이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는 옹호와 부정으로 확연히 나뉜다. 안방에서 흔히 보는 TV 드라마에서조차 성공한 펀드매니저와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한 가장의 모습이 나란히 등장한다. 그래서 주식을 재테크 수단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용기가 필요하다.


주식은 죄가 없다. 이를 다루는 사람들의 탐욕과 광기가 주식을 훌륭한 재테크 수단으로 만들기도 하고,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만들기도 한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주식만도 1900여개에 이른다. 이 주식들은 모두 각각의 특성과 위험을 갖고 있다. 투자자가 어떤 목적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주식은 투자(investment)의 대상도 되고, 투기(specculation)의 대상도 된다.


펀드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공격적 성향의 액티브형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보수적 성향의 인덱스형을 선택할 것인지? 선택은 투자자의 몫이다. 손실이 죽기보다 싫은 투자자는 원금보존 비중이 높은 유형의 주식/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문제는 자신의 위험감내도(堪耐度)를 무시하고 고수익을 노릴 때 생긴다. 위험도는 낮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 상품은 어디에도 없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주식투자를 무턱대고 악(惡)으로 몰기 전에 자신의 투자능력부터 자문해 보는 것이 순서다.


전설적 투자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주식은 한낮 종잇조각이나 전자신호가 아니라 기업을 소유하는 지분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수단으로만 보지 말고 자신이 산 회사와 경영을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라는 뜻이다.


주식투자를 업으로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에 부는 훈풍이 반갑다. 그동안 시장침체로 상실감에 빠져있던 투자자가 심기일전 새로운 도전에 나설만한 시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시장전환기일수록 투자자가 살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시장 곳곳에 남아있는 부정적 인식부터 서둘러 떨쳐내야 할 것이다. 피해의식이나 보상심리에 의한 성급한 투자 또한 없어야 한다. 성공투자를 위한 첫걸음은 긍정적 투자관과 자기주도적 투자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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