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의 이재성이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베이징과의 경기 후반 득점에 실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네 팀 모두가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올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내막은 불안한 요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네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 2위 자격으로 올랐기 때문에 16강 홈&어웨이 일정상 원정경기로 2차전을 치러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축구장은 웬만해서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곳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한국)가 1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홈경기에서 전반전에 넣은 선취골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1-1로 아쉽게 비겼다.
경기 시작 후 12분만에 전북의 선취골이 터지자 가벼운 완승이 예상될 정도였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레오나르도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측면 수비수 김기희가 공격에 가담해 머리로 방향을 바꿔 돌려넣었다.
여기까지는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전북의 닥공이 더 매섭게 베이징 궈안의 골문을 두드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원정팀 베이징 궈안의 뒷심은 놀라웠다. 웬만해서 전북선수들을 풀어주지 않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별리그 6경기를 통해 베이징 궈안이 거둔 기록만 살펴봐도 짠물 수비의 팀임을 알 수 있다. 6득점 3실점으로 가장 실속 있는 1위 팀이 된 것이다.
전북은 후반전에 베이징 궈안의 수비라인을 더 요란하게 흔들어놓았다. 교체선수 에두와 에닝요가 중심에 서서 멋진 역습장면을 만들어냈지만 에닝요의 마무리슛이 베이징 궈안 골키퍼 양츠의 오른발 끝에 걸리고 말았다. 레오나르도의 질풍 드리블 앞에 베이징 궈안 골키퍼 양츠 1명만 남았었지만 슛을 너무 강하게 차려는 동작이 경직돼 그만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이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전북은 84분에 뼈아픈 페널티킥을 내주며 흔들렸다. 수비수 이재명이 페이줄라후의 드리블을 걸어 넘어뜨린 것이다. 이 기회를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 파블로 바타야가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마무리했다.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겨도 2차전을 감안할 경우 불안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지만 전북의 닥공은 이상할 정도로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전북은 23일(토) 오후 4시 인천유나이티드FC와의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치른 뒤 베이징으로 건너가 26일(화)에 노동자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한편, 전북과 베이징 궈안의 경기보다 30분 뒤에 수원 빅버드에서 시작한 `수원 블루윙즈 vs 가시와 레이솔`의 경기는 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경기 시작 2분만에 정대세의 크로스를 받은 주장 염기훈이 재치있게 왼발 끝으로 선취골을 터뜨렸지만 이후 수비라인이 크게 흔들리며 내리 세 골을 내줬다. 빅버드 홈팬들은 가시와 레이솔의 레안드로(2득점)를 잡지 못한 수원 수비수들을 쳐다보며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후반전에 염기훈의 멋진 크로스를 받은 골잡이 정대세가 이마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더이상의 추격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펠레 스코어로 이겨도 시원찮을 홈 경기에서 수원은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
역시 수원도 전북과 마찬가지로 26일 오후에 가시와 스타디움으로 들어가 까다로운 원정경기를 펼쳐야 한다. 거짓말같은 역전 드라마가 이루어질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남FC와 FC서울이 뛰는 나머지 16강 1차전은 20일(수) 오후 7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나란히 열린다.
※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결과(19일 오후 7시, 전주성)
★ 전북 현대 1-1 베이징 궈안 [득점 : 김기희(12분,도움-레오나르도) / 파블로 바타야(85분,PK)]
◎ 전북 선수들
FW : 이동국(51분↔에두)
AMF : 레오나르도, 이재성, 한교원(61분↔에닝요)
DMF : 최보경, 정훈(88분↔이상협)
DF : 이재명, 윌킨슨, 김형일, 김기희
GK : 권순태
★ 수원 블루윙즈 2-3 가시와 레이솔[득점 : 염기훈(2분,도움-정대세), 정대세(59분,도움-염기훈) / 바라다 아키미(12분), 레안드로(29분), 레안드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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